불을 끄고 별을 켜자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22일 에너지의 날… 오늘 저녁 5분간 소등행사

《“오늘 밤 5분만 전깃불을 꺼 보세요.” 단 5분간의 소등으로 에너지도 절약하고 지구의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해보자. 전국 276개 환경·여성·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는 “22일 에너지의 날을 맞아 20일 오후 9시부터 5분 동안 전국적인 소등행사를 전개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에너지의 날에는 소등 행사를 비롯해 피크타임(오후 2∼3시) 에어컨 1시간 끄기, 통기타 합주 세계 기네스 도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정부부처-기업 등 전국 60만개 기관 참여

오후 2∼3시엔 에어컨 1시간 끄기 캠페인

서울광장 망원경 15대 설치 천체관측도

○ 지난해 77만 kWh 전력 절약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부터 5분간 지속되는 소등행사에는 정부기관, 대기업 및 중소기업 등 전국의 약 60만 기관이 동참한다.

특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의 90여 개 빌딩이 소등에 참여해 지난해보다 참여 의사를 밝힌 대형 건물이 늘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전국 1500만 가구가 하루 5분간 조명(150W)을 끄면 1125만 kWh의 전기가 절약되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5t 정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여름철이면 잇따라 경신되는 최대 전력사용 기록의 주범은 에어컨. 여름 한낮이면 크게 증가하는 에어컨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꾸준히 발전시설을 늘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시민연대는 여름철 한낮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에어컨 1시간 끄기 캠페인을 펼친다.

에너지시민연대 이버들 정책차장은 “지난해 소등·에어컨 끄기를 통해 77만 kWh의 전력을 절약했으며 이는 소형 발전소 하루 전력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에너지의 날은 국민이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전기 없이 놀자…통기타 합주 기네스 도전

소등행사 직후에는 모던포크의 전설로 불리는 가수 한대수 씨와 함께 2020명 통기타 합주 세계 기네스 기록 도전이 펼쳐진다.

전기를 쓰지 않고도(언플러그드) 여러 사람과 소통하면서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확산하고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20% 줄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너지의 날 홈페이지(www.energyday.org)를 통해 등록을 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오후 8시 40분까지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단, 기타는 직접 들고 와야 한다.

이 밖에 에너지 전시관도 운영돼 전기자동차, 자가발전 헬스자전거, 신재생에너지를 쉽게 알려주는 에너지이동전시관, 지구온난화 체험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심 밤거리를 휘황찬란하게 밝혔던 조명이 꺼지면 하늘의 별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움으로 서울광장 주변에 천체망원경 15대를 설치해 도심에서 천체 관측 행사가 진행된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 울산 등 전국 17개 지역에서 소등 행사를 비롯한 에너지 시민축제가 펼쳐진다.

○ 한국은 에너지 소비 왕국

전 세계에서 한국은 인구로는 24번째지만 전기소비량은 9위다. 또 한국은 세계에서 석유를 여섯 번째로 많이 수입해 여덟 번째로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이 때문에 에너지 수입을 위해 지불하는 대가는 크다. 올해 상반기(1∼6월)엔 원유 석탄 가스 등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702억 달러를 지불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입액 2198억 달러의 31.9%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다량의 에너지 소비는 환경에도 큰 부담이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한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 280ppm이었지만 2005년 379ppm으로 높아졌고 한국은 389ppm으로 세계 평균보다 10ppm이 높다.

2005년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5억9110만 t으로 1990년 2억9750만 t에 비해 98.7%가 증가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량은 6위, 배출량 증가율은 1위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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