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상암DMC]<1>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나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디지털 미디어 메카로”… 139개사 입주

“상암 DMC로 가 주세요.” “어디요?” “월드컵 경기장 인근의 디지털미디어시티(Digital Media City)요.” “DMZ(비무장지대)에 가자고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DMC에 가려고 올라탄 택시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다.

시내를 훤히 꿰뚫는 택시 운전사에게도 DMC는 낯선 장소인 듯했다. DMC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우뚝 솟아 있는 타워크레인이 눈에 들어왔다. 대로변의 몇몇 고층 건물이 깔끔한 외양을 뽐냈지만 곳곳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시가 최첨단 정보미디어 단지로 2002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상암 DMC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랜드마크 건물이 130층 규모로 2014년에 완공되면 DMC는 디지털미디어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이 집약된 최첨단 정보화 도시로 탈바꿈한다.

○ 완공 땐 63빌딩 19배 규모로

서울시는 DMC를 최첨단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 유통 연구 집적지로 만들 계획이다.

57만 m²의 터에는 정보기술(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첨단 업종의 기업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총사업비는 6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 일대는 2006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디지털 매직 스페이스가 유일한 입주 건물.

6월 현재 DMC에는 모두 18동의 최첨단 건물이 들어섰다. 139개 업체에 1만1000여 명의 사람이 일하고 있다.

49개 필지의 건물이 모두 완공되면 연면적 기준으로 여의도 63빌딩의 19배 크기인 새로운 도시가 태어난다. 12만여 명이 일하는 공간이 된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등 5개의 공원으로 구성된 월드컵공원(347만 m²)과 가까워 친환경 도시로도 손색이 없다.

○ 디지털 미디어 스트리트에 담긴 미래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과 DMC 컨소시엄은 17∼22일 DMC에서 ‘서울 디지털 컬처 오픈’ 행사를 열었다.

DMC의 미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 3만4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관람객은 사람이 다가서면 음악이 흘러나오고, 발걸음에 따라 꽃 장식이 만들어지는 인공지능 가로등을 체험했다.

손바닥을 대면 원격 화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인포부스 등 첨단 디지털 설비도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첨단 설비는 DMC의 상징거리가 될 디지털 미디어 스트리트(DMS)에 그대로 옮겨진다. DMC를 관통하는 DMS는 총길이가 1140m로 8월 착공해 2010년 완공된다.

인공지능 가로등 216개와 인포부스 4개가 들어선다. 가상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디지털 연못, 빛으로 연출하는 디지털 분수도 생긴다.

서울시는 디지털 컬처 오픈을 서울의 대표축제로 매년 열기로 했다. 2010년에는 DMC에서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를 개최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철도 DMC역 2010년 개통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몇 년 안에 교통 여건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철도 DMC역이 2010년에 생기면 인천국제공항에서 DMC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다.

이 노선은 서울역까지 연결된다. 내년 6월에는 6호선 수색역 인근에 경의선 성산역이 개통된다.

서울시는 2013년까지 민간자본을 유치해 DMC를 순환하는 모노레일 설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DMC는 환경과 기술, 문화와 산업, 투자와 혁신이 조화된 친환경 도시”라며 “국제비즈니스의 전진기지이자 세계에 자랑할 관광명소의 구실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미디어+IT 시너지… 서울 新성장동력 기대”▼

“기존의 개발은 땅을 사고 건물을 올리는 부동산 개발이었죠.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테마가 있는 개발 기획입니다.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라고 하는 확실한 테마가 있고 그 기능에 맞는 회사만 모이는 전문화된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되죠.”

김용환(사진) 기술경제경영연구원 원장은 서울 DMC 사업은 기존의 개발과는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특수한 기능과 목적을 가진 개발이라는 얘기.

그는 DMC 개발이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의 성장동력이 지식 기반 산업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죠. DMC에 미디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좋은 기업이 모여서 산업적으로, 기술적으로 어떤 시너지효과를 내느냐는 서울시가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큰 시사점을 제공할 것입니다.”

김 원장은 DMC가 서울이 국제도시로서 가지는 의미를 더욱 확실히 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서울이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비행기로 3∼4시간 거리인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 우월한 부분을 가져야 합니다. 멀티미디어와 디지털기술이야말로 서울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죠. 한 지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이버박물관 등 다양한 융합·복합화 형태를 이끌어 낸다면 서울은 디지털 원천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확고히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