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영 박사의 신나는 책읽기]화가처럼 읽기에 좋은 책들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이미지로 바꿔 이해하면 기억이 오래오래∼

○ 기억력을 높여주는 ‘화가처럼 읽기’

책을 읽을 때 문자를 이미지와 영상으로 바꾸면 아주 재미있는 독서가 된다. 재미뿐 아니라, 책의 내용이 간편하게, 훨씬 진하게, 오래도록 기억된다. 이렇게 문자의 내용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바꾸는 독서법을 ‘화가처럼 읽기’라고 할 수 있다.

‘화가처럼 읽기’는 연상 작용을 활용한 기억법이다. 이미지로 전환된 기억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워도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순신장군전’을 읽을 때, 장군이 일본 함대를 ‘학의 전법’으로 유인하여 격파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그렇구나’ 라고만 생각하면 오랫동안 머리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학이 날개를 펴고 일본 함대가 들어오도록 유인하는 장면, 학의 날개처럼 포진된 우리 배들이 일본 배를 에워싸고 공격하는 장면 등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하면, 아이들은 ‘학의 전법’을 더 오래 기억한다. 즉 ‘이해하기’로만 그친 독서보다 ‘상상하기’를 동원한 독서가 ‘망각의 곡선’을 둔화시켜 더 오래 기억된다.

○ 전래동화를 이용한 화가처럼 읽기 훈련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마인드맵 기억법을 연습시킬 때는 전래동화가 가장 좋다. 그림책이나 창작동화는 이미지와 분위기로 말해주는 책이기 때문에 마인드맵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전래동화는 이야기의 순서나 이야기의 내용이 아이들이 알아차리기 쉽게 짜여 있기 때문에 마인드맵 만들기가 쉽다.

첫째, 책을 읽어주고 내용을 종이 위에 그림으로 그려보게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느낌이나 줄거리를 그려놓는다.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잘 기억한다.

두 번째는 책의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그려보게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머리 속에서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순서대로 늘어놓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기억은 한결 탄탄해진다.

세 번째는 시간순서로 늘어놓지 않고 ‘의미구조’로 배치하게 한다. 예를 들면 ‘흥부 놀부’를 읽은 다음에 욕심 많은 사람과 욕심이 적은 사람으로 구분하게 하는 것과 같이 책의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흥부네 가족과 그들이 한 일, 놀부네 가족과 그들이 한 일을 각각 다른 쪽에 배치한다. 또, ‘콩쥐 팥쥐’를 읽고는 콩쥐와 팥쥐가 한 일을 다른 쪽에 배치한다. 이런 활동을 계속하면 아이들은 읽으면서 공간적으로 배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때 아이들의 기억 구조는 더욱 탄탄해진다.

남미영 한국독서교육개발원장 mynam@kred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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