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부민 혈액제제 바닥…만성-수술환자 초비상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대학병원 2, 3일치 비축 그쳐

‘혈액 대란에 이어 4월에는 혈장 대란.’

간과 콩팥 질환자 등 만성 질환자와 출혈이 많은 수술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알부민 혈액제제가 최악의 부족 사태여서 병원에 초비상이 걸렸다.

알부민은 세포의 기본 성분인 단백질로 이것이 부족할 경우 혈액이 엉뚱한 곳으로 새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 따라서 알부민이 부족하게 되면 제제를 통해서라도 보충해 줘야 하므로 만성질환자가 많은 중급 병원 이상은 반드시 일정량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

그러나 9일 본보가 확인한 결과 대부분 병원에서 재고량이 거의 바닥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A대학병원은 보통 7일 분을 비축하지만 현재 3일분밖에 없다. 하루 300병(한 병에 100cc)을 보관하지만 현재 100병밖에 확보하지 못해 하루 45병 이내로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

B대학병원은 더 심해 2일 분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중급 C병원은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다.

알부민 제제는 혈액의 한 성분인 혈장을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혈장 확보량에 따라 생산량이 결정된다. 지난해 11, 12월 헌혈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혈장 확보량도 떨어진 것. 그러나 올해 들어 헌혈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혈장 부족은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는 헌혈 혈액에서 혈장을 분리한 뒤 안전성 검증을 위해 100일간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데다 그 후 약으로 만드는 데 2개월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4월에는 알부민 제제 공급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제제를 만드는 녹십자와 SK케미칼은 예년에 8만∼9만 병을 공급했지만 올 3월에 6만 병, 4월엔 3만4000병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재 38%를 차지하는 수입 혈장을 늘리기 위해 현재 미국으로 국한된 수입국을 유럽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00일인 안전성 대기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자칫 혈액제제 대란이 터질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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