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2차범행 대상될라” 초긴장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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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탈취범 은행강도 돌변 사례 많았는데…

인천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의 범인이 추가 범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총기 탈취범들의 최종 목적이 ‘은행털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사건이 터진 뒷날인 7일 사건 개요와 직원 행동 요령을 담은 공문을 전국 지점에 내려 보내 보안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1일 “실제 강도가 은행에 들어올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도 실시하고 방범 장비와 보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비상이 걸린 곳은 전국적으로 지역 점포망이 많은 은행들.

농협은 전 지점에 ‘자위방범체계 특별 강화령’을 내리고 직원들의 안전교육에 나섰다. 점심시간 등 취약시간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대근무 체계도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근무자를 늘렸다.

그동안 총기 탈취범들은 은행을 2차 범행 장소로 꼽았다.

2002년 최정예 부대로 꼽히는 수도방위사령부와 해병부대를 상대로 총기와 실탄을 훔쳤던 4인조 강도는 1차 범행 2주 만에 훔친 총기를 들고 은행에 침입했다. 2005년 발생한 2건의 군 총기 탈취 사건 역시 은행을 노렸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총기와 실탄 탈취는 그 자체를 범행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은행 강도 등 심각한 범행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엿새가 지나도록 수사는 답보 상태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200여 명으로 수사 대상을 압축해 유전자(DNA)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용의자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합수본부 관계자는 “부대 사정에 밝은 해병대 전역자 중 용의자의 혈액형과 같은 AB형, 그리고 수도권에 사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합수본부는 또 범행현장에 용의자가 떨어뜨린 안경과 의류 등 20여 점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합수본부 관계자는 “안경 도수를 확인한 결과 왼쪽이 ―2.5디옵터, 오른쪽은 ―2.0디옵터로 용의자의 시력을 0.2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수본부는 이날 수사본부장을 현재 강화경찰서장에서 인천지방경찰청장으로 격상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50분경 부산 연제구 연산7동의 한 우체통에서 우편취급소 직원 이모(22) 씨가 겉봉에 ‘총기 탈취범입니다. 경찰서로 보내 주세요’라고 적힌 연하장 크기의 우편물을 발견했다. 이 봉투 안에는 “탈취한 총기를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휴게소에 버렸다. 경찰에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따라 전남지방경찰청은 전경 3개 중대를 백양사 휴게소에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총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강화=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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