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중요하긴 하지요” 장래희망? “과학자는 싫어요”

  • 입력 2007년 12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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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학생 의식조사… 이공계 기피현상 뚜렷

한국의 중학생들은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관련 지식도 높은 편이지만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대 사범대 ‘두뇌한국(BK)21 미래사회 과학교육 연구사업단’의 정민경 연구원이 최근 서울의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학생 1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과학문화지표의 검증 및 보완과 서울시 중학생의 과학문화소양 연구조사’에 따른 것이다.

정 연구원은 △의견(과학기술에 대한 가치판단과 인식) △관심(과학 공부에 대한 관심) △이해(과학지식의 이해 수준) △학습(과학기술 관련 전공 희망 여부) △적용(과학기술의 사용 및 과학적 생활습관) △참여(과학 관련 활동의 참여 경험) 등 6개 영역에서 학생들의 의식 및 소양을 파악했다.

‘매우 부정적이다’를 1점, ‘매우 긍정적이다’를 5점으로 한 조사에서 의견과 이해 영역만 각각 3.21점과 3.76점으로 보통(3점) 이상의 점수가 나왔다.

나머지 영역은 관심 2.76점, 학습 2.67점, 적용 2.74점 등 모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참여 영역은 1.8점으로 가장 낮았다.

정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과학기술 관련 공부를 하거나 직업을 가지겠다는 의지와 흥미가 낮게 나왔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물리교육학과 송진웅 교수는 “이공계 기피가 대학 전공 선택이나 사회 진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과학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자연사박물관, 과학 세미나 활동 같은 교과서 밖의 과학교육을 강조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연대 오세정 학장은 “미국은 중학교 때부터 학생들에게 과학 과목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수준별 수업도 제공한다”며 “우리나라도 획일적인 현행 중고교 과학 교과과정을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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