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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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 삶의 본연의 모습?

자연속 유유자적한 선비의 삶, 지식인의 자세일까

▨ 교과서 학습활동 맛보기

[문제] 상춘곡에 드러난 화자의 삶의 방식이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화자의 삶의 방식을 찬성하는지, 혹은 반대하는지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보시오.

△찬성=이 작품에 드러난 화자의 삶의 방식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지나친 물욕이나 명예욕을 갖지 않는 태도는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사회풍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모든 것이 돈의 논리에 의해 결정되고 빠름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자연을 벗하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갖는 일은 현대인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반대=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자연이나 예찬하며 음풍농월하는 태도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로 쓸모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 속에서 움직이며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삶의 태도를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글 싣는 순서(언어)
1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여성의 미덕인가?
13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 논술로 확장하기

[가] 이제 막 익은 술을 두건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잔 수를 세면서 술을 먹으리라. 화창한 봄바람이 문득 불어 푸른 들을 건너오니,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하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술독이 비었으면 나에게 알려라. 아이에게 술집에 술이 있는지 물어 술을 사다가, 어른은 지팡이 짚고, 아이는 술동이를 메고, 나직이 흥얼거리면서 시냇가에 혼자 앉아, 고운 모래 바닥을 흐르는 맑은 물에 잔을 씻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보니, 떠오는 것이 복숭아꽃이로구나. 무릉도원이 가까운 듯하다. 아마 저 들이 무릉도원인가?

소나무 숲 사이의 좁은 길에, 진달래꽃을 붙들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으니, 수많은 촌락은 여기저기 벌여 있고 안개와 놀과 빛나는 햇빛은 비단을 펼친 듯 아름답구나. 엊그제 거뭇거뭇한 들에 봄빛이 넘쳐흐르는구나.

부귀공명이 날 꺼리니 아름다운 자연 외에 어떤 벗이 있으리오. 누추한 곳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여도 잡념은 아니하네. 아무튼 한평생 즐겁게 지내는 일이 이만하면 족하지 아니한가?[상춘곡]

[나] 손이 주옹(舟翁)에게 묻기를,

“그대가 배에서 사는데, 고기를 잡는다 하자니 낚시가 없고, 장사를 한다 하자니 물건이 없고, 뱃사공 노릇을 한다 하자니 물 가운데만 있어 왕래가 없구려. 변화불측한 물에 조각배 하나를 띄워 가없는 만경(萬頃)을 헤매다가, 바람 미치고 물결 놀라 돛대는 기울고 노까지 부러지면, 정신과 혼백이 흩어지고 두려움에 싸여 명(命)이 지척(咫尺)에 있게 될 것이로다. 이는 지극히 험한 데서 위태로움을 무릅쓰는 일이거늘, 그대는 도리어 이를 즐겨 오래오래 물에 떠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으니 무슨 재미인가?”하니, 주옹이 말하기를(중략)

“또, 무릇 인간 세상이란 한 거대한 물결이요, 인심이란 한바탕 큰 바람이니, 하잘것없는 내 한 몸이 아득한 그 가운데 떴다 잠겼다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 잎 조각배로 만 리의 부슬비 속에 떠 있는 것이 낫지 않은가? 내가 배에서 사는 것으로 사람 한 세상 사는 것을 보건대, 안전할 때는 후환을 생각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느라 나중을 돌보지 못하다가, 마침내는 빠지고 뒤집혀 죽는 자가 많다. 손은 어찌 이로써 두려움을 삼지 않고 도리어 나를 위태하다 하는가?” 하였다.

[권근, 주옹설(舟翁說)]

[다]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십 년 동안 가진 것,

몇십 년 동안 누린 것,/ 몇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화살]

▨ 실전문제

제시문 [다]에 드러난 삶의 태도를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가]와 [나]에 드러난 삶의 태도에 대해서 비판해 보시오.

▨ 논제해설

고전 운문에 드러난 자연관은 대체적으로 세 유형이다. 자연을 음풍농월의 공간으로 삼으며,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과 자연을 완상의 대상으로 삼아 그 자체를 예찬하는 모습, 그리고 자연을 삶의 현장의 공간으로서 인식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 첫 번째 유형인 유유자적하는 공간으로서의 음풍농월적인 자연이 지배적인 자연관의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자연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그들 작품 속에 드러난 자연관이 과연 삶의 본연의 모습으로서 자연관인가? 진정 그들은 자연 속에서 자유를 누렸는가? 아니면 혹시 현실 경쟁에서 패배한 후 잠시 도피하는 은신처로서 자연이었는지?

정철의 성산별곡 등을 보면 우리는 이러한 의문이 강하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다른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속세의 비루함을 꾸짖으며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한 선비들의 삶을 진정으로 예찬만 할 수 있는 것인가? 비루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현실 속의 지식인의 모습 역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삶은 아닐까?

☞ 자세한 해설 및 읽기자료는 이지논술 홈페이지(easynonsul.com)에 있습니다.

이은숙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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