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상담실]정시 논술고사 준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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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어떻게 공부할지, 또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지논술 홈페이지(easynonsul.com)의 ‘논술 상담실’ 게시판에 질문을 올려 주시면 논술 전문가 박정하 교수가 일부를 선정해 상세하고 친절하게 답변해 드립니다.》

[질문]

정시 논술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남은 기간 중에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그 비결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고3 수험생)

[답변]

다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마음이 급할 것입니다. 그러나 차근차근 해 나간다면 짧은 시간에라도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고민해 봅시다.

앞서 두 번째 상담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일부 해 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그때 다 하지 못한 나머지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이제는 읽기보다는 쓰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입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논술에 다 이용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기 바랍니다. 사실 통합교과형 논술의 경우 배경지식은 교과 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하면 충분합니다. 인문계 학생들은 사회 교과서의 내용을 주제나 쟁점별로 다시 정리하고, 자연계 학생들은 과학 교과서의 연습문제를 다시 풀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자료도 읽어야 하겠지만 알고 있는 지식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차원이면 충분합니다.

지난 1년간의 시사 쟁점을 정리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내용을 아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되고 시사 주제를 좀 더 일반적인 쟁점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디 워’를 문제 삼더라도 표면적인 논쟁거리보다는 ‘대중문화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 것인가’라는 일반적 쟁점 차원에서 고민해 보도록 하세요. 시사 쟁점을 정리해 놓으면 글을 쓸 때 사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신문이나 시사 잡지의 기획, 특집 기사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글쓰기 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전 감각을 높인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지원하려는 대학의 시험 시간에 맞추어서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쓰는 방식으로 연습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일정 기간 동안은 시간을 정하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투여해서 자신이 쓸 수 있는 최선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고민하고 모색하는 활동이 바로 논술 학습 과정입니다. 그래야만 사고력도 늘고 글을 구성하는 능력도 향상됩니다. 그러다가 시험을 2주에서 열흘 정도 앞두게 되면 그때부터 지원하려는 대학의 시험 시간에 맞춰 글을 쓰면서 실전에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떤 학생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하루에 기출 문제를 두세 세트 풀어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출 문제를 푸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하루에 두세 세트 푸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무조건 많이 쓴다고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말 실전 같은 집중력을 가지고 하루에 한 세트 정도 푸는 것이 무난합니다.

글쓰기 훈련은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합니다. 만일 하루 두 세트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둘 다 각각 70%의 집중력으로 쓰는 것 보다는 하나는 100%, 다른 하나는 40%의 집중력을 들여 쓰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한 세트는 집중해서 풀고 나머지 시간에는 △논제 파악 훈련 △개요 짜기 훈련 △이미 평가받은 글에 대한 복습 글쓰기 등을 해 나가는 편이 좋다는 얘기지요.

특히 논제 파악 훈련이 중요합니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과거 정시 논술과는 달리 한 문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가 출제됩니다. 더구나 문항 수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논제가 출제됩니다. 그러므로 여러 개의 논제를 하나하나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하나의 논제라도 잘못 파악하여 답안의 방향이 빗나가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므로 논제를 파악하는 훈련을 전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글쓰기 훈련에서는 한 문단 쓰기 훈련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한 편의 긴 글을 쓰는 경우는 드물고 한두 문단의 짧은 글을 여러 편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전보다 한 문단 쓰기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중언부언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간결하면서 정확하게 한 문단으로 구성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을 2주 정도 앞두고부터는 철저하게 현장에 적응해야 합니다. 우선 지망하는 대학이 정해 놓은 △답안 분량 △문제 형식 △시험 시간에 맞추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시험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글쓰기는 사고 활동에 기반 하는 언어활동이기 때문에 매일 밤늦게 글을 쓰다가 갑자기 오전에 쓰려면 마음대로 안 될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민감한 학생의 경우에는 가까운 대학의 강의실에 가서 한 두 번 글을 써 보면서 대학 강의실 분위기에 적응할 필요도 있습니다.

필기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실전에서 쓸 필기구로 연습해 보도록 하세요. 연필로 쓰는 것을 허용하는 대학도 있지만 연필이 아닌 다른 필기도구를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입시 요강을 보거나 대학 입학처에 문의하여 필기도구를 확인한 다음 실전에서 사용할 필기구와 같은 종류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필을 허용할 경우에는 지우개로 지우면서 작성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편한 편이지만 연필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교정부호를 써서 고쳐야 하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부터 자기가 쓸 필기구로 교정하면서 쓰는 연습을 해야 현장에서 실수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의사소통교육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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