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조선업 미리 체질개선을”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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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활황을 누리며 국내 수출을 주도하는 조선산업이 언제까지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까.

경남도와 남해안 각 시군이 조선업에 대한 과잉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이 조선산업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기고 지나치게 몰두하기 때문이다.

#1. 한국은행 경남지역본부는 최근 ‘경남지역 조선산업의 경기변동 요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 수축기에도 견딜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경남이 세계 조선산업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주력 선박 종류를 현재의 원유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화물선에서 크루즈 여객선, 해양개발선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사업 역량을 활용해 석유 등 에너지 개발과 플랜트 및 해운산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기자재 클러스터 구성 등 조선 기자재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도 포함됐다. 경남지역 조선산업의 부품 국산화율은 67%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조선업의 호황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술교육원 설립 및 산학협력 강화를 통해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본점은 “2010년까지는 조선업 경기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수급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공급과잉 가능성에 대비해 조선업체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국조선협회 간부도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조선업에 대한 잇따른 신증설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며 “2011년부터 국내 조선업체의 건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김윤근)는 최근 경남도 도시교통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마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조선산업단지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출신 민주노동당 김해연 의원은 “이미 도내 6개 시군에서 대규모 조선산업단지를 건설 중인 상태에서 마산까지 조선공단을 조성하면 경기가 내리막일 때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좌영 의원도 “조선산업 불황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마산의 공단은 조선산업으로 한정하지 말고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와 마산시는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창포임해산업단지(1980만 m²)와 난포조선산업단지(390만 m²), 수정일반산업단지(27만 m²) 등의 조선 관련 공단 조성을 추진 중이다.

또 통영시 4개 지구 460만 m², 거제시 1개 지구 520만 m² 등 다른 6개 시군이 1500만 m²의 조선산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선박부분품(블록) 공장을 추진 중인 곳은 거제와 통영 등 19곳이며 면적은 855만 m²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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