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에 숨어있는 논술주제]생태계에 남긴 상처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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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성장이 생태계에 남긴 상처는?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Tip] 화자가 애타게 기다리는 고래는 누군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한 존재, 돌아온다 할지라도 사람들의 눈에는 더는 보이지 않을 존재다. ‘나’는 돌아오지 않을 고래를 기다리며 그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고래는 우리 인간이 잃어가는 가치의 총체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은 정작 중요한 가치를 망각하게 했고, 인간은 공존할 대상들과 상호조화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위 시에 나타난 고래는 바다와 합일하여 존재하는 생태주의적 생명체다.

기술과 과학이 인류에게 안락한 삶을 제공해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론적 발전 가치에 온 신경을 집중한 나머지, 생태계에서 수많은 종들이 사라져가는 현상이 인간의 생명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했다. 산업사회로의 성장을 계속하면서 지구를 개발 수단으로만 여겼을 뿐이었다. 이제 지구 환경의 오염으로 인해 극심한 피해가 도미노 현상처럼 닥쳐올 것으로 예측된다.

환경은 자연적인 요소와 인공적인 요소로 구성되며, 인간은 생태계의 중요한 요소로서 환경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상호 조화를 이룰 때 안정된 환경이 유지되지만, 이들 요소 간에 균형과 조화가 파괴될 때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Tip]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지배방식으로 자연과 공존, 공생하려는 담론을 넘어서야한다. ‘인간 또한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명제 아래 생명의 소중함을 전제하고, 생명을 배려하려는 인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전체 공간의 제한성을 전제로 하고서 그중에서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공간의 한계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인간의 생활공간을 확장 시켜 나가야 한다.

[고등학교 ‘국어(하)’ 교과서-김수근 ‘건축과 동양 정신’]

[Tip] 인류는 끊임없이 문명을 진보시키며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 발전과정에서 생명을 도외시했다. 물리적 크기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생명에 개발의 잣대를 휘두른 결과, 소중한 생명들을 잃어가고 있다. 이제 너무 성급히 지나쳤던 곳으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작은 생명체들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솔로몬이 누린 영화는 메카닌 시스템(기계, 자금, 건물, 욕심 같은 것으로 이루어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언젠가는 다 쓰레기가 돼 버린다. 그에 견주면 들에 핀 백합 한 송이는 바이오 시스템이다. 살아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작지만 하늘과 소통을 하고 있고, 또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영원하지, 차원이 다른 거라.

[최성현 ‘좁쌀 한 알 장일순’]

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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