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특집]세계로 통하는 ‘바다 고속도로’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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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공사현장을 가다▼

○ 국내최장 12.3km… 2009년 10월 완공

인천대교㈜ 공사관리팀 전문기(35) 과장은 요즘 매일 오전 8시면 송도국제도시 간이 나루터에서 작업선을 타고 6km 정도 떨어진 인천대교 주탑(主塔) 공사현장으로 향한다. 고가교와 접속교의 공사 담당자인 그는 정해진 기간 안에 설계대로 교량을 시공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60여 명의 근로자들이 안전장구를 잘 착용하고 작업하는지 확인하는 것. 초대형 공사인 만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전 과장은 “건설 엔지니어는 설계도면이 눈앞에 구조물로 현실화될 때 기쁨을 느낀다”면서 “인천대교가 완공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인천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5년 6월 착공한 이 교량은 현재 58%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총건설비로 1조2700억 원을 투입해 2009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대교의 총길이는 약 12.3km(왕복 6차로·교량폭 31.4m)로 현재 한국에서 가장 긴 다리인 부산의 광안대교(8.4km)보다 3.9km 길다. 인천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교량 길이만 11.7km에 이른다. 인천대교와 연결되는 육상구간 8.93km(교량 4개 포함)는 한국도로공사가 8320억 원을 들여 건설하고 있다.

교량 건설기술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주 교각 사이의 거리는 800m로 서해대교(470m)보다 훨씬 넓다. 교각 폭은 세계적으로도 5위 수준이다. 교각 사이를 크게 벌린 것은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는 대형 선박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천대교는 주탑을 세운 뒤 쇠줄로 교량 상판을 지지하도록 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짓는다. 주탑의 높이는 283.5m로 63빌딩의 높이와 비슷하다. 초대형 공사인데 비해 인천대교는 공사 기간이 짧은 편이다.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공사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 규모-기술력 인정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로 뽑혀

대림건설의 인천대교 유군종(50) 현장소장은 “주 교각 사이의 거리가 넓은 만큼 하부구조물을 설치하기 어려워 연구원들과 밤잠을 설치며 효율적인 시공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서해대교 등 초대형 교량 시공에 참여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천대교를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멋진 교량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건설 김화수(50) 현장소장도 “인천대교 공사는 조수간만의 차, 강한 해풍, 짙은 안개 등 최악의 자연여건을 이겨내는 역사적인 건설”이라며 “인천대교 건설공사는 해상 교량 부문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언론도 인천대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건설전문지인 컨스트럭션 뉴스는 인천대교를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의 하나로 선정해 그 규모와 기술력을 인정했다.

인천시는 인천대교를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대교 요금소 부근 공유수면에 설치된 건설공사용 가교(길이 2km)를 철거하지 않고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해상데크(갑판)와 낚시터, 갯벌체험장, 공연장, 사진촬영장 등으로 쓸 계획이다. 사업시행사인 인천대교㈜는 1999년 영국계 다국적 개발회사인 AMEC사(23%)가 인천시(6%), 국내외 재무 투자자(71%)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 다리가 완공될 때까지 공사 진행과 자금운용을 책임지며 다리가 개통되면 30년간 운영을 맡게 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김수홍 인천대교㈜ 사장▼

한국 상징하는 ‘랜드마크’… 진도 7 지진에도 끄떡없어

“인천대교는 단순히 차량이 오가는 교량이 아닙니다. 인천은 물론이고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가 될 겁니다.”

2005년 6월부터 인천대교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는 인천대교㈜의 김수홍(48) 사장은 인천 중구 영종도가 고향이다. 김 사장은 “바다 위에 건설되는 고속도로인 인천대교는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청라지구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천대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안에서 외국계 회사가 주관해 성공시킨 첫 민간투자사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시공회사와 출자회사를 분리했고, 시공회사도 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선정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사업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대교 건설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총생산유발 3조8900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5163억 원, 고용유발 4만8000여 명 등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다리의 건설이 국가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인천대교는 초속 72m의 폭풍과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에도 문제가 없으며 수명도 100년 이상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요즘 수시로 공사현장을 방문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대로 교량이 건설되고 있는지 챙기느라 바쁘다. 특히 대형 공사인 만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과 관련해 “중국의 상하이와 홍콩, 싱가포르 등 경쟁국의 경제특구 성장속도가 매우 위협적”이라며 “그러나 이들 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한국의 정보기술(IT)과 제조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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