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부에 첫 대형공원 들어선다

  • 입력 2007년 10월 16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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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 부지를 포함한 일대 90만㎡를 공원으로 조성키로 함에 따라 서울 동북부에도 처음으로 대형 공원이 생기게 됐다.

1987년 문을 연 드림랜드는 한때 과천 서울랜드 등과 함께 서울의 대표 놀이공원 노릇을 했지만 롯데월드, 용인 에버랜드 등의 등장과 함께 쇠락을 거듭, 지금은 일부 시설만 근근이 가동되는 수준이다.

◇ 공원화 배경 = 드림랜드가 노후화되면서 일대 부지의 재활용 방안은 꾸준히 제안됐다. 이 땅은 1970년대부터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있었으나 워낙 규모가 커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문제로 실제 공원화되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강북구에서 서울시가 이 땅을 사들여 노인병원, 쇼핑센터 등을 조성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 3월 소유주인 안동김씨 동강공파 종회에서 서울시 측에 매입 의사를 타진해오면서부터다. 상당 기간 진행된 협의 끝에 서울시는 이달 초 소유주와 매각 의향서에 서명했다.

시 관계자는 "통상 공원 조성 같은 도시계획 사업을 할 때는 감정가로 땅을 매입하지만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의 매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드림랜드 일대 90만㎡의 공원화가 서울 동북 지역의 주거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내에 많은 공원이 있지만 모두 4대문 남쪽에 몰려 있을 뿐 동북권에는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 공원 등이 있지만 산지형 공원이어서 평지 공원처럼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 어떻게 추진되나 = 2010년 5월까지 1단계로 공원 부지를 남북으로 가르는 오현길(왕복 2차로) 동쪽 66만㎡(드림랜드 부지 포함)가 공원화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내에 일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셈이다.

이어 2013년 12월까지 나머지 서쪽 부지 24만㎡가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부지의 90% 정도는 사유지여서 매입.보상 비용이 적지 않다. 시는 보상비 2305억 원, 공원 설계.조성비 495억 원 등 28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드림랜드의 놀이시설과 골프연습장 등 76개 노후 건축물은 모두 철거되고 등록문화재인 창녕위궁재사(순조의 둘째딸 복온공주의 묘실)만 존치돼 역사체험 공간으로 활용된다.

시는 이 공원을 문화.산업과학.친환경 등 3개 테마에 따라 만들 계획이다.

자동차.선박.우주항공 등 산업 기자재와 생산설비 등을 볼 수 있는 산업과학 체험관은 민자를 유치해 만들고 공원 랜드마크로 태양열 전망타워를 설치해 북한산.도봉산과 강북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호수가 새로 조성되고 그 주변에는 수변 카페테리아를 설치하는 한편 아트갤러리, 야외 공연장, 맨발 등산로, 가족 피크닉장, 조각정원, 산책로 등 문화.생태공간도 마련된다.

공원 이름과 구체적인 설계안은 시민 공모, 국제 현상 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이 드림랜드 일대 90만㎡를 공원화하기로 함에 따라 역대 민선 서울시장들은 모두 하나씩의 간판 공원을 치적으로 남기게 됐다.

조순 전 시장은 여의도공원, 고건 전 시장은 상암동 월드컵공원, 이명박 전 시장은 뚝섬 서울숲을 각각 만들었다.

◇ 기대 효과와 문제점 = 시는 이 공원이 만들어지면 공원 반경 5㎞ 이내에 있는 강북.성북.도봉.노원.동대문.중랑구 등 6개 구 주민 264만여 명이 직접적 혜택을 볼 것으로 본다.

특히 이 일대는 주거지가 밀집한 곳인데다 앞으로도 장위.길음.미아 뉴타운 등으로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정돼 있어 공원 조성 효과가 크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오 시장은 "뉴타운 사업과 함께 강남.북 주거 격차 해소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TF 형태의 전담 추진반을 구성해 시정 역점사업으로서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월드컵공원, 서울숲 등이 조성된 이후 일대 부동산 가격이 오른 전례가 있어 해당 자치구와 주민들 사이에선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만 주변 교통 여건이 다소 좋지 않아 향후 대중교통망의 개선 등은 과제로 남는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에서 걸어가도 10¤15분이 걸리는데다 공원을 지나는 간선도로는 월계로(왕복 6차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노원구 은행사거리¤월계역¤미아삼거리¤왕십리역을 지나는 경전철이 건립될 예정이고 주변 장위 뉴타운 개발 등과 연계해 도로망이 정비되면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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