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이천 마장면 이전 결정

  • 입력 2007년 9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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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 이천시청 앞에서 이천시 마장면 주민들이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옮겨오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정책회의를 열어 특전사령부 이전 용지를 마장면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천=김미옥  기자
21일 경기 이천시청 앞에서 이천시 마장면 주민들이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옮겨오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정책회의를 열어 특전사령부 이전 용지를 마장면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천=김미옥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이전 후보지가 경기 이천시 마장면 관1∼4리와 회억리 지역으로 결정됐다.

국방부는 21일 정책회의를 열고 특전사 유치를 희망한 이천시와 강원 삼척시, 충북 괴산군, 충남 예산군 등 4곳 가운데 이천시 마장면 일대를 후보지로 결정했다. 특전사 이전 용지는 330만5700m²(100만여 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철 국방부 기획시설팀장은 이날 “특전사의 부대 임무수행 여건, 서울과의 거리, 시설 및 훈련장 설치조건, 주거 및 생활여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및 지원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4월 국방부가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이천시 신둔면 일대를 이전 후보지로 발표했다가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특전사 이전사업이 활기를 띠게 됐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관리와 회억리 일대 토지 매입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 공사에 착공하고 2011년 초 이전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특전사 이전사업에는 1조2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특전사가 이전할 정확한 위치는 앞으로 주민 및 이천시와의 협의를 통해 부대 경계선을 확정해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전사의 주요 임무가 유사시 서울에 투입돼 정부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가까운 이천시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야 70%, 전답 30%로 이뤄진 관리와 회억리는 서울에서 28km가량 떨어져 있고 현재 45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국방부는 특전사 이전이 끝나면 부대원과 가족 6700명이 상주하고 하루 1000여 명의 유동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팀장은 이전에 따른 인센티브와 관련해 “주민들이 상하수도, 도로, 노인정 등을 희망하고 있다”며 “부대의 복지관을 주민들과 함께 사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 있는 국군기무부대도 특전사와 함께 이천시로 이전할 예정이지만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으로 이전할지 밝히지 않았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이천시 “환영”… 해당지역 주민들은 반발▼

21일 경기 이천시가 특전사 이전 용지로 최종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천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천시 관계자는 “특전사 이전에 따른 정부 지원으로 이천시 발전이 10년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며 “반대 주민들의 주장을 잘 들은 뒤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전사가 들어설 이천시 마장면 관리와 회억리의 주민들은 국방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원유국 관3리 이장은 “(미군 기지가 들어오는) 평택 대추리가 700일 동안 시위를 했다는데 우리는 1000일 이상 할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발표에 앞서 열린 국방부 실무자와 주민 대표 사이의 면담에서도 주민들은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이천시청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200여 명의 주민들은 오후 5시 10분경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일단 농성을 풀고 귀가했다.

이처럼 주민 설득에 실패한 상태에서 특전사 이전이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용지매입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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