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인가 외국대학 학위 100여명 조사

  • 입력 2007년 8월 24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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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외국 미인가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들의 허위 학력 이용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이명재 부장검사)는 24일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2003년 이후 해외 미인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100여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검토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조사 대상이 된 곳들은 대부분 김옥랑(62.여) 동숭아트센터 대표가 졸업한 퍼시픽 웨스턴대 등 `학위공장'으로 알려진 미국 대학들이다.

검찰은 학술진흥재단에서 넘겨받은 명단에 나온 이들이 미인가 대학의 학력을 기초로 국내 대학이나 기타 기관에 교수 등으로 부정하게 취업한 사례가 없는지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이 된 100여명 가운데 10여명은 현재 국내 대학에 채용돼 교수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미인가 외국 대학 졸업장을 바탕으로 국내 대학에서 석ㆍ박사학위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옥랑씨를 소환조사했다.

단국대와 학술진흥재단 등이 제출한 관련 자료를 검토해 허위학력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검찰은 오후 2시부터 5시간 동안 김씨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추궁했으며 김씨는 앞서 언론에 통해 고백한 대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순순히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9월 8일로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주 초 김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김씨는 그간 저서 등에서 경기여중ㆍ고교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녔으며 미국 퍼시픽 웨스턴대를 졸업했다고 밝혀왔지만 경기여중고와 이화여대에 김씨의 기록이 없고 퍼시픽 웨스턴대도 미인가 대학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의혹이 일자 일본으로 출국했다 지난 19일 귀국한 뒤 갑상선 이상 등 증세 등을 호소하며 검찰에 진단서를 제출한 뒤 서울시내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앞서 성균관대는 최근 "김씨가 석사과정 입학자격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허위사실을 근거로 취득한 석ㆍ박사학위를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고, 단국대도 인사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산업경영대학원 주임교수직 파면을 학교법인에 요청했다.

이밖에 검찰은 위조한 토익 성적표 사본과 아들의 자격증을 제출해 6급에서 5급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자체 감찰에서 적발당한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자료도 넘겨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명지전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영화배우 장미희 씨의 경우 임용시기가 1998년으로 공소시효 5년이 지난 데다 재임용 과정에서도 학력 관련 문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는 점에 비춰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소환 필요성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언론 보도나 제보 등을 통해 허위학력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화ㆍ연예ㆍ종교계 인사들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으며 혐의가 구체화되는 대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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