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미는 지금 ‘독서 중’

  • 입력 2007년 8월 16일 06시 30분


코멘트
《“동심(童心)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의 집무실 책상 위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제목의 동화책 한 권이 놓여 있다. 그는 “동화책을 읽은 기억이 거의 없는데 아주 색다른 느낌을 준다”며 “올가을 구미에는 시민들의 책 읽기가 맺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공무원-학부모 ‘한 책 하나 구미운동’ 참여 활발

‘첨단정보기술(IT)도시’ ‘수출 300억 불 도시’ 등으로 알려진 구미시에 책 읽기 바람이 불고 있다.

구미시는 최근 지역의 초중고교 교사와 문인, 사서 공무원, 학부모 등 169명이 운영위원 또는 책추천시민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한 책 하나 구미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13만 가구 39만 시민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올해의 책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뽑았다.

병아리를 낳고 싶은 간절한 소망으로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의 모성애를 그린 작품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장편동화다.

구미시는 이 책을 시내 초중고교에 보급하는 한편 동사무소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공장소에도 비치해 널리 읽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서의 달인 10월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독후감 대회를 열고 내용이 좋은 독후감을 가려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책추천위원인 한승희(59·여·구미여성대학 총동창회장) 씨는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막상 일상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며 “동사무소에 북카페를 만들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을 꾸미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운동은 1998년 미국 시애틀 시에서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확산된 ‘원 북 원 시티(one book one city)’라는 독서운동을 본떠 만들었다.

‘원 북 원 시티’ 운동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주민들이 책을 통해 함께 사는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영국 등지로 확산됐다.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최웅환(43·금오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그저 독서를 많이 하자는 운동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참여가 필요한 문화운동”이라며 “공단이 많아 주민의 상당수가 타 지역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이 운동은 구미를 더불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