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생각나무]우리는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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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앞에 쓰레기처리장 시설이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찬성하겠습니까? 아니면 반대하겠습니까? 쓰레기처리시설이 들어온다면 동네는 지저분해지고 냄새도 많이 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집값도 떨어질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누구나 반대할 것입니다. 찬성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겠지요.

그런데 만약 다른 동네에 쓰레기처리장 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 그 동네 사람들이 반대한다면 ‘사람들이 자기이익만 생각하는군. 국가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도 생각해야지. 문제가 많아’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입니다. 왜 내 집 앞의 쓰레기처리장 건설은 안 되고 다른 동네 사람들의 쓰레기처리장 건립 반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논술문을 쓰거나 토론할 때 이런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입니다. 잘 모르고 하는 말이지요. 우리는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이익도 확실하게 챙길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전체의 이익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국가의 이익보다는 내 이익이 중요한 법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렇게 말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주장할 리가 없습니다. 전체를 생각하라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뒤에서는 자기 이익을 열심히 챙기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문제는 자기이익을 챙기는 이기주의자가 되기도 힘들다는 것이지요.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첫째,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 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챙기려는 사람이 머리가 나쁘거나 계산을 잘 하지 못한다면 기껏 고생해서 남 좋은 일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집 앞에 들어서는 쓰레기처리장 시설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많이 해주기 전까지는 힘차게 반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이익이 더 많이 생길 테니까요. 나에게 손해가 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극력 반대해야만 내 이익이 더 많이 생깁니다.

둘째,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더 커다란 나의 이익을 위해서 조금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조금 이익이 된다고 덜컥 그것을 받아들이면 더욱 커다란 이익을 놓칠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앞에 쓰레기처리장 시설을 짓는 대가로 정부에서 100만 원을 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금 더 참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정부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테니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항상 더 큰 이익을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가의 이익을 생각할 테니까 우리는 내 이익만을 생각하면 됩니다. 나라의 이익이 항상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 전체에 이익이 되는 정책도 나의 이익에 도움이 될 때만 좋은 정책입니다.

셋째,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근면 성실해야 합니다. 부지런해야만 좀 더 나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 집 앞 쓰레기처리장 건설을 반대할 때는 남들보다 내가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부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나를 더욱 더 중요하게 생각할 테니까요. 주변을 보세요. 앞장서서 데모하던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지 않습니까?

사회를 생각하다가 공연히 나만 손해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사회도 중요하고 나라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내가 더 중요합니다.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해야 나라에서도 나를 인정해줍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은 누구도 대접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해 볼 문제

여러분, 위 글을 잘 읽어보았나요? 위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러나 위 주장이 잘못이라면 무조건 틀렸다고 말하지 말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세요. 어떤 면에서는 위의 내용이 우리 어린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코너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박우현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평생교육원 원장· ‘논리를 모르면 웃을 수도 없다’ ‘논술은 짧고 철학은 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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