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한달… 시민들 평가 엇갈려

  • 입력 2007년 6월 21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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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버스를 타면 기분이 좋습니다. 한 번 요금을 내면 3번 갈아탈 수 있으니까요.” “누구를 위한 준공영제인가요. 예전보다 버스를 더 오래 기다려 불편이 큽니다.” 지난달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및 시내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할인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긍정적인 평가

#1 금정구 금사동에 사는 이모(45) 씨는 요즘 버스를 타면 왠지 기분이 좋다. 기름값이 너무 비싸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결심한 이달 초부터 출근 때 한 번 요금을 내면 시내버스와 지하철, 시내버스로 3번이나 갈아타고 회사로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교통비만 40% 정도 절약할 수 있었다”며 “심리적인 절약의 기분은 100배”라고 말했다.

#2 서구 서대신동에 사는 박모(52) 씨는 요즘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에 스트레스가 확 사라진다. 운전사의 친절함과 제시간에 오는 버스로 출근시간을 잘 지킬 수 있어 출근길이 즐겁다. 박 씨의 바람은 환승제가 안 되는 마을버스까지 이 제도를 확대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부산시가 최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7%가 만족하고 있고,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대해서는 67.2%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영제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시내버스의 하루평균 이용객은 156만9000명으로 시행 이전에 비해 12.5%, 지하철 승객도 시행 이전 하루평균 48만6000명에서 6.4% 늘어났다.

■ 부정적인 평가

#1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에 사는 주부 김모(33) 씨는 시내버스 노선 조정 이후 집을 나설 때면 울화통이 터진다. 있던 노선까지 폐지해 버려 해운대시장까지 가려면 요금이 비싼 동부여객을 이용하거나 장산역까지 가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뭔 일을 벌여놓은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김 씨는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 부산에서 서울로 자주 출장을 가는 구모(30) 씨는 서울에서는 신용카드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부산에서는 교통카드만 사용해야 하는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부산에 오면 현금으로 승차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이래서야 ‘세계도시, 국제도시’라 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또 교통카드를 충전할 때 현금영수증 발급이 안 되는 것도 뒤떨어진 도시 경영의 한 단면이라는 게 구 씨의 지적이다.

시의 설문조사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가장 불편한 점은 배차시간(34.9%), 노선 개편(26.4%), 대중교통 간 환승(21.9%), 난폭운행(1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마을버스까지 환승제 확대,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버스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등이 꼽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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