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대<現36∼40세>‘뒤늦은 웨딩마치’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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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20대 중후반에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IMF 세대’들의 결혼이 지난해 급증했다.

이들의 결혼 및 출산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이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현 추세대로 아이를 낳을 때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이 3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대 인구학교실 조영태 교수팀은 통계청의 ‘2006년 혼인 통계 결과’와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26∼30세로 결혼 적령기였던 사람들이 35∼39세가 된 지난해에 이들의 초혼(初婚) 건수가 1년 전인 2005년보다 남성은 20.8%, 여성은 23.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해 30∼34세 남성(8.3%) 여성(14.5%)의 초혼 건수 증가율에 비해 각각 12.5%포인트, 9.3%포인트 높은 것이다. 또 25∼29세 남녀의 초혼 건수 증가율 6.7%, 9.3%와 비교하면 2.6∼3.1배에 이른다.

조 교수는 “작년에 유독 35∼39세 인구의 초혼 건수가 급증한 것은 외환위기에 이어 2000년대 초 벤처 거품 붕괴와 신용카드 대란(大亂) 등으로 장기간 결혼을 늦춘 IMF 세대가 30대 중후반에 접어들어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찾으면서 적극적으로 결혼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생아 수가 급증한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 태어난 이들의 결혼 및 출산은 한국 전체의 출산율에도 상당한 변화를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팀이 행자부의 출생신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05년 1.08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1∼1.12로 0.03∼0.04%포인트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통계청은 다음 달 초 2006년 출산율을 공식 발표한다.

통계청 발표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증가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 이는 2002년 1.17에서 2003년 1.19로 올라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또 지난해 신생아 수는 45만566명(행자부 기준)으로 2005년의 43만8062명보다 늘어났다. 신생아 수가 증가한 것은 ‘즈믄둥이(밀레니엄 베이비)’가 늘었던 2000년 이후 6년 만이다.

인구학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IMF 세대의 때늦은 결혼과 출산이 지속되고 이른바 ‘황금 돼지 해’ 효과까지 겹쳐 2년 연속 출산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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