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경비교도대원 첫 '순직' 결정

  • 입력 2007년 4월 10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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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대원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도소 경비교도대원이 사망한 지 11년 만에 순직으로 판정됐다.

대통령 직속 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996년 강원도 모 교도소에서 근무하다 선임대원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고(故) 박정훈(당시 20) 이교를 단순변사에서 순직으로 변경 처분했다고 10일 밝혔다.

자살한 경비교도대원이 변사에서 순직으로 변경 처분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박 이경은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심사 대상이 됐다.

군 의문사위 조사결과, 1996년 10월22일 경비교도대원으로 배치된 박 이경은 선임대원들의 '원산폭격' '관물대 위에 발 올리고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 가슴 구타 등의 폭력에 시달리다 4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교도소 측은 박 이교 사망 당일 `교도대원들은 정문 감시 등의 업무 만을 수행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테니스장 인근에 있던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시키기도 했다. 교도소측은 낙엽이 간부들의 테니스를 방해한다며 이 나무를 자르도록 지시했다는 것.

군 의문사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법무부에 보냈고 해당 교도소측은 박 이병의 사망이 공무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해동 위원장은 "법무부측에서 고인과 유족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군내 자살처리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합당한 처우 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이경의 아버지 박노상 씨는 지난해 3월 '얼굴 피부병이 원인인 우울증과 내성적인 성격으로 투신자살했다'는 교도소측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군 의문사위에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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