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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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새 학년을 맞이하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앉을 자리를 정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자리 정하기 방법’들을 떠올려 정리해 봅시다. 그리고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그 이유와 함께 400자 내외로 써봅시다.(5학년 1학기 국어 둘째 마당 사실과 발견, 4학년 2학기 도덕 3. 공정한 생활)

■ 논제 분석

이번 논제는 겪거나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을 간추려 정리하는 능력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적절하게 제안하는 능력을 판단하는 데 초점이 있다. ‘자리 정하는 방법’을 제안할 때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번 논제는 그 ‘이유’를 먼저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유’를 알면 방법들의 가치를 판정하기 쉽고, 방법의 합리성 여부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나 논술을 하는 데도 뚜렷한 원칙이 중요한 것처럼 자리를 정하는 일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원칙이 무너지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려할 상황이나 배려할 친구가 있다면 ‘예외’를 둘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원칙을 세워 합리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널리 사용한 방법을 우리 교실의 사정이나 최근 선생님, 친구들의 관심사, 흥미에 맞게 조금씩 개선하여 ‘우리 교실만의 방법’을 제안해 보자.

이번 논제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일이라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 많이 생각하여 좋은 전략을 찾아내 논술해야 한다. 모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마음을 우선으로 두고, ‘어느 친구와 짝이 되는 게 좋겠다’보다는 ‘그 친구와 어떻게 지내는 것이 더 좋을까’를 생각하며 자리 정하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더 합리적인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의 연계 요소
국어5-1둘째 마당-사실과 발견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 알기
도덕4-23. 공정한 생활공정하게 행동해야 하는 까닭 알아보기

■ 핵심 키워드

▶분류 여러 사물을 어떤 기준으로 묶거나 나누어 무리를 짓는 것을 ‘분류’라고 한다. 이는 설명을 할 때 대상을 일관된 기준에 따라 정리하고 질서화 함으로써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설명 방법 중에는 분류 이외에도 정의, 지정, 예시와 인용, 분석 등이 있는데 대상의 성격에 따라 달리 사용할 수 있다. 자리를 정하는 방법의 경우에는 이 중 분류의 방법을 사용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합리성 이론이나 이치에 합당한 성질을 ‘합리성’이라 한다. 즉,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거나 행해야 할 바른 길에 부합하는 성질을 일컫는 것이다. 이번 논제와 같은 상황에서는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공평한 방법으로 공평한 결과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기는 쉽지 않다. 가장 합리적인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처지에 따라서 누구나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거나 행하도록 이끄는 방법을 잘 선택하는 것이다.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땅에서 뛰어다니며 생활하는 토끼와 물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는 거북이가 땅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같은 조건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요? ‘공정하다’의 뜻을 생각하여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시합이 공정한 것인지 아닌지를 이유를 들어 설명해 보세요. 또 토끼와 거북 모두에게 공정한 경기 방법을 새롭게 제시해 보세요.

■ 학생글

정향희·경북 경산시 금락초등학교 6학년

새 학년이 되어서 가장 설레는 일 중 하나가 자리 정하기다.

그만큼 자리 정하기는 우리 학생들에게는 1년 또는 한 학기 동안의 자리와 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학교에서는 좋아하는 친구끼리 앉기, 제비뽑기로 앉기, 키 순서대로 앉기, 성적순으로 앉기, 번호대로 앉기 등의 방법을 정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싫어하는 사람과 짝을 지어 앉는 것이다. 많은 친구가 싫어하겠지만, 이렇게 앉으면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고, 오해도 풀린다. 게다가 싫어하는 감정을 바꿀 기회이다.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을 보면, 대게 자신과 성격이 안 맞거나 그냥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과 않으면 자신이 왜 이 친구를 싫어했는지, 그 친구의 장점은 뭔지, 나중에는 싫어한다는 감정이 싹 없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싫어하는 사람과 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선진·경기 부천시 솔안초등학교 6학년

새 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어떤 자리에 앉게 될까 고민하게 된다. 처음 교실에 왔을 때에는 일단 온 순서대로 자기가 앉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앉는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키순서나 선생님이 정해 주신다. 그러나 이 방법은 좋지 않은 점이 많다. 키순서로 앉으면 시력이 좋지도 않은데 키가 커서 뒤에 앉게 되면 칠판이 보이지 않고 화면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정해 주시면 짝이 마음에 안 든다고 서로 티격태격한다. 그래서 우리가 격은 자리 정하기 경험 가운데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은 바로 한 달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는 제비뽑기이다. 제비뽑기의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선생님이 자리배정을 적은 번호표를 바구니에 담아 놓으면 그걸 순서대로 뽑아서 그 자리를 찾아가 앉는다.

이 방법이 왜 합리적이냐면 자기가 선택한 것이니까 불평을 할 수가 없다. 불평이 있다 해도 한 달에 한 번씩 바꾸니까 골고루 앉게 되고 친구의 장단점을 알게 되어 다투는 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 총평

학교생활과 같은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다수의 사람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어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바탕으로 한 근거를 대거나 근거 없는 무조건적인 주장은 객관적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만큼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논제는 기존에 ‘짝을 정하던 여러 방법’들이 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 살펴보고, 자신이 제시한 짝 정하기 방법은 어떤 점에서 유용한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향희 학생은 논제를 충분히 이해하여 처음 중간 끝을 적절히 배분하여 글을 썼습니다. 처음 부분에서는 짝을 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간단히 언급하고, 짝을 정하는 여러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예를 들고,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또 왜 합리적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자세하게 논증했습니다.

논제에서 중요하게 묻고 있는 것이 합리적인 짝 정하기 방법 제안하기임을 잘 파악하여 자신이 주장하는 방법이 합리적인 까닭을 매우 설득력 있고 상세하게 설명하여 좋은 글이 되었습니다.

김선진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방법들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합리적인 방법으로 제비뽑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 제안한 방법이 기존 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왜 합리적이냐면’은 ‘이 방법은 ∼니까 합리적인 방법이다’라고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말과 글은 서로 다르며 자신의 말버릇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문제점과 제안 방법에 대한 설명은 자세한 데 비해 제시한 방법에 대한 합리적인 까닭이나 근거는 간단하고 자세하지 못하여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논술문에서는 어느 부분을 더 자세히 쓰고 어느 부분을 간략하게 쓸 것인지 내용의 가치를 따져 써야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제한된 분량 안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 써야 할 부분은 주장에 대한 근거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미옥 고려독서논술연구소 씨앗열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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