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경치내려다보기<7>호암산 정상 ‘한우물’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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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호암산 정상에 있는 한우물. 사적 343호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 성동기 기자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호암산 정상에 있는 한우물. 사적 343호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 성동기 기자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호암산 정상(해발 315m)에 오르면 직사각형 모양의 커다란 우물(동서 22m, 남북 12m)이 나타난다. 보통 우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해서 이름도 한우물(사적 343호)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뒤 조선시대에 서쪽으로 약간 옮겨 다시 축조됐다.

한우물은 산 정상에 있으면서도 물의 양에 변함이 없고, 가뭄 때에도 마르지 않아 신비로움을 더한다. 가뭄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고, 전시에는 군용수로 사용했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한우물 인근에 있는 동물 석상은 조선왕조 건국 설화와 관련이 있다. 이 동물 석상은 경복궁의 해태상과 마주보게 해 관악산의 화기를 누름으로써 서울 장안의 화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해태상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해태보다는 개의 형상을 띠고 있어 석구(石狗)상으로 불린다. 이처럼 풍부한 문화유적을 갖춘 한우물은 빼어난 경관을 지닌 조망명소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생태통로를 통해 호암산과 이어진 벽산아파트 5단지에서 슬슬 걸어서 20분가량 올라가면 어느새 한우물에 도착한다. 등산로 중간쯤에 놓인 칼바위는 빼놓을 수 없는 호암산의 볼거리. 끝이 뾰족한 칼처럼 생긴 바위라고 해서 칼바위인데 임진왜란 때 왜군과 조선군 병사가 이 바위에 매달려 오래 버티기 시합을 겨뤘다는 ‘믿기 힘든’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전망데크에 올라서면 나날이 발전하는 금천구 시가지가 파노라마사진처럼 펼쳐진다. 멀리 경기 광명시와 한강 등이 시야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보인다. 호암산 산자락이 시가지 내부로 깊숙이 파고 들어가 산과 도시, 물이 함께 어우러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등산 뒤 배가 출출하다면 금천구 독산동 협진사거리의 우시장에서 고기와 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5412, 5529, 5711번 버스로 갈아타고 벽산아파트 5단지 호암1터널 앞에 내리거나 1호선 시흥역에서 1, 1-1번 마을버스 편으로 벽산아파트 5단지 정문 앞에 하차하면 된다. 한우물 조망점까지 도보로 20∼25분 걸린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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