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상처난 모악산 흙으로 치유를

  • 입력 2007년 3월 15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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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명산 모악산이 넘쳐 나는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 5일제 도입과 참살이(웰빙)를 지향하는 생활방식이 확산되면서 모악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완주 구이방면의 대원사길, 전주 중인리의 비단길, 김제 금산사길 등 주요 등산로는 나무의 뿌리가 드러나고 낙엽이 사람 발에 밟혀 사라지면서 맨땅과 바위가 드러나고 있다.

주말이면 밀려드는 차량으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등산로 주변은 땅이 단단하게 다져져 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흙이 유실되면서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악산을 찾는 사람들은 구이방면 등 3개 주요 등산로를 합해 주말 2만여 명, 평일 5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악산이 너무 몰려드는 등산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자 전북 완주군이 모악산 살리기에 나섰다.

완주군은 심하게 훼손된 대원사∼수왕사∼정상(3.2km)을 잇는 주 등산로를 되살리기 위해 17, 18일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산사랑 흙 나르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구이방면 모악산 입구 성황당다리에서 흙 3kg씩 담은 자루를 나눠줘 등산객들이 훼손된 등산로에 붓도록 할 계획이다.

완주군은 전 공무원들에게 모악산 살리기에 동참하도록 편지를 보내고 모악산 등산로 입구에 대형 플래카드와 안내문을 내걸었다. 완주군은 이번 행사에 등산객과 군청 공무원 등 5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루 5000개와 흙 15t을 준비했다. 또 모악산의 출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등산로 휴식년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모악산 등산로 휴식년제 도입을 앞두고 훼손된 등산로를 복원하기 위해 흙 나르기 운동을 하게 됐다”며 “더 많은 등산객들이 모악산을 오를 수 있도록 등산객이 흙 나르기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악산: 서울 북악산, 광주 무등산, 대전 계룡산처럼 도시 인근에 자리한 대표적 명산.

전주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전주시민이 가장 즐겨 찾는 곳으로 완주군 김제시 전주시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금산사 대원사 등 천년고찰이 있고 미륵신앙의 본거지이자 증산교 등 수많은 신흥종교가 시작된 곳. 정상(해발 794m)에는 3개 방송사 송신탑이 설치돼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생태환경과 미관을 해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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