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출입국관리소 화재 외국인 27명 사상

  • 입력 2007년 2월 11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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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4시5분께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졌다. 연합
11일 오전 4시5분께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졌다. 연합
11일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불법체류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중국인 8명과 우즈베키스탄인 1명 등 9명이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은 이날 오전 3시 55분경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04호에서 발화돼 3층 일부를 태우고 40여 분 만에 진화됐으나 304호(4명), 306호(4명), 305호(1명)에 수용돼 있던 외국인들이 숨졌다. 사망자 시신은 여수 성심병원(5명)과 여천 전남병원(3명), 여수 전남병원(1명)에 안치돼 있다.

국적별로 사상자는 중국인이 25명(사망 8명, 부상 17명)으로 가장 많고 우즈베키스탄인 1명(사망), 스리랑카인 1명(중상) 순이다.

부상자는 여수 성심병원 등 여수 시내 4개 병원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는 불법체류 사실이 적발돼 강제출국을 앞둔 남자 51명, 여자 4명 등 모두 9개국, 55명의 외국인이 수용돼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용시설 바닥에 깔린 보온용 우레탄이 불에 타면서 많은 유독가스를 배출한 데다 방마다 쇠창살이 설치돼 대피가 지연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불이 나기 5분 전 304호에 수용돼 있는 조선족 중국인 김명식(39) 씨가 3차례에 걸쳐 방에 설치돼 있는 감시카메라를 물에 적신 휴지로 가렸다는 직원들의 말에 따라 김 씨가 탈출을 위해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현장에서 숨진 데다 304호실 텔레비전 뒤쪽에서 전기스파크가 일어났다는 진술도 있어 방화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명숙 총리는 이날 오전 화재사건에 대한 상황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김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치료와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또 "이번 사고를 계기로 외국인 불법체류자 수용 시설에 대한 일제점검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외교통상부도 심윤조 차관보를 반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구성하고 희생자 해당국에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외교부는 사고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 함께 배상 관련 협상에 나서는 한편 해당국에 유감 표명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여수출입국관리소 화재 사상자 명단

◇사망자(9명)

▲김명식(39.중국.여수전남병원) ▲에르킨(47.우즈베키스탄.〃) ▲이태복(43.중국.여수 성심병원) ▲장지구우(50.중국.〃) ▲손관충(40.중국.〃) ▲리사오춘(46.중국.〃) ▲양보가(33.중국.여천전남병원) ▲김성난(51.중국.〃) ▲진신희(35.중국.〃)

◇부상자 (18명)

▲서레이(32.중국.여수제일병원) ▲조신영(32.중국.〃) ▲시젠구이(43.중국〃) ▲양충요(46.중국.전남대병원) ▲주양평(42.중국.조선대병원) ▲페르난도(24.스리랑카.〃) ▲주야핑(42.중국.전남대병원) ▲왕선래(30.중국.〃)▲박철용(32.중국.여수전남병원) ▲이수동(37.중국.여수전남병원) ▲신현호(55.중국.조선대병원) ▲임빈(38.중국.여수전남병원)▲곽경정(36.중국.전남대병원)▲리보(40.중국.여수성심병원) ▲리구호우(43.중국.〃)▲왕젠가이(38.우즈베키스탄.여수성심병원)▲황해파(38.중국.조선대병원)▲장홍문(48.중국.조선대병원)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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