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앞산 ‘샛길제로운동’

  • 입력 2007년 2월 6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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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의 휴식처인 앞산의 등산로 곳곳에 생긴 샛길로 인해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자 지역 시민단체 등이 앞산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 ‘샛길 제로(ZERO)’ 운동을 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산의 샛길은 등산객들이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고 임의로 걸어 올라가는 바람에 생긴 좁은 길로 토양 유실과 수목 및 야생 동식물 서식처 훼손 등 생태계 교란의 요인이 되고 있다.

▽샛길로 인해 신음하는 앞산=대구경실련 회원 조직인 대구경실련산악회는 최근 앞산 임휴사∼원기사∼헬기장, 앞산 항공무선표지소∼가창댐 구간 등 등산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등산로 부근에서 샛길이 100여 개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샛길은 폭 0.5∼0.7m로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는 등 무질서하게 나 있다는 것.

현재 앞산에는 지정된 15개의 등산로가 있으며 등산로마다 50∼80개의 샛길이 가지처럼 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등산로에서 갈라지는 샛길이 크게 늘어 앞산의 생태계 훼손이 점차 심해지고 있으나 샛길 진입을 막는 표지판 등이 부족해 일부 등산객이 무분별하게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매주 앞산에 오르고 있는 이종찬(52·회사원·대구 남구 봉덕동) 씨는 “처음에는 등산로를 이용해 산을 올랐는데도 어느새 샛길로 들어서곤 한다”며 “산 중턱부터 등산로와 샛길을 구분할 수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샛길 없애는 데 동참을’=대구경실련과 남구문화원은 4일 앞산 헬기장에서 ‘앞산보전 기원제’를 지내고 앞으로 매달 대구경실련 산악회원들을 통해 ‘샛길 제로운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들 단체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샛길 이용을 하지 말자는 표찰 수십 개를 앞산 등산로 곳곳에 설치하는 등 캠페인을 벌였다.

대구경실련 조광현(46) 사무처장은 “앞산에는 등산로와 샛길을 구분할 수 있는 안내 표지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행정당국이 등산로와 샛길을 구분할 수 있는 표지판만 제대로 설치해도 훼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영권(50·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샛길이 앞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앞산 보존을 위한 대구시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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