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집이 흔들려”… 주말저녁 전국 ‘철렁’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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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진센터 원인분석 분주 20일 저녁 강원 평창군 도암면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후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기상청 내 국가지진센터에서 직원들이 지진파형 등 지진 분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국가지진센터 원인분석 분주
20일 저녁 강원 평창군 도암면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후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기상청 내 국가지진센터에서 직원들이 지진파형 등 지진 분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김미옥 기자
일부전문가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경고
日-中 대규모 지진 수년후 한반도에도 영향

20일 발생한 강원 평창군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한반도는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판(板)의 경계에 위치한 것이 아니고 판 안쪽에 들어 있어 안전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였다. 하지만 최근 일부 전문가는 이 견해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판 이론으로 안심 못 한다=독일 포츠담 지구물리연구소 선임연구원 최승찬 박사는 지난해 4월 기상청 초청 세미나에서 “인공위성으로 한반도의 지하정보를 분석한 결과 한반도가 주변의 네 가지 판이 몰리는 힘의 중심에 있는데, 한쪽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지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는 “지각의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하는 지리측정시스템 데이터와 지진 자료를 종합한 결과 한반도가 유라시아판 내부의 소규모 판인 아무리아판의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현재 이 판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어 지진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가 판 내부에 있다는 점만으로 안전을 자신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 교수는 “1976년 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탕산(唐山)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구 25만 명이 숨지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지진=최근 지진도 늘어나고 있다. 올 1월에만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벌써 세 번째 발생했다. 1990년대 초까지 한 해 10건 정도이던 지진은 2000년 이후엔 한 해 평균 40번으로 발생 빈도가 크게 늘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박사는 수년 내에 중간 규모의 지진이 있을 것이라며 그 근거로 지금까지의 관측 기록을 제시하고 있다. 1976년 7월 28일 중국 탕산 대지진이 발생한 후 2년 뒤인 1978년 우리나라 충남 홍성에서 규모 5.0의 강진이 발생했고,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이 있은 뒤 1996년 말 강원 영월에서 규모 4.7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2005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한반도에 또 다른 지진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중국의 산둥(山東) 반도와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한반도, 일본의 후쿠오카, 고베, 니가타 등이 지진과 관련해 연관성 있는 지역(동일 응력장)이라는 가설 때문이다.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하지만 기상청 이전희 박사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진은 주로 지각판 경계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는데 한반도는 4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위치에 놓인 일본과 달리 지각판 한가운데 있어 고베 지진처럼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 내 국가지진센터는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지진 진앙 부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22일에는 기상청과 소방방재청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전력연구원 등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이번 지진 자료를 분석하고 원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선임연구원은 “이번 지진의 진앙인 평창군은 경기육괴와 영남육괴의 경계면으로 이들 땅덩어리에 축적된 힘(응력)이 땅덩어리를 맞물고 있던 힘보다 커지면서 땅덩어리 일부가 깨져 지진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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