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 허영호 ‘하늘 탐험’ 불발…엔진이상으로 불시착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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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기로 국토종단 1100km 비행에 나선 탐험가 허영호 씨가 1일 오전 경기 여주군 금사면 비행장에서 이륙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낮 12시 20분경 엔진 이상으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 남쪽 4.3마일 해상에 불시착했다. 여주=연합뉴스
경비행기로 국토종단 1100km 비행에 나선 탐험가 허영호 씨가 1일 오전 경기 여주군 금사면 비행장에서 이륙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낮 12시 20분경 엔진 이상으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 남쪽 4.3마일 해상에 불시착했다. 여주=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초경량 항공기를 타고 국토종단 1100km 단독 비행에 도전한 탐험가 허영호(52) 씨가 조종하던 항공기가 1일 낮 12시 20분경 엔진에 이상이 생겨 전남 완도군 청산도 남쪽 4.3마일(제주 동북쪽 38마일) 해상에 불시착했다.

허 씨는 불시착 직후 부근 해상을 지나는 3385t급 파나마 선적 가스 운반선 ‘가스 하모니’에 구조된 뒤 해경 경비정으로 갈아타고 오후 3시경 완도항으로 들어왔다.

허 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경 무게 225kg, 날개 길이 9m의 초경량 비행기 ‘스트리크 섀도’를 타고 경기 여주군 금사면 이포 이글비행장을 이륙했다. 이어 경기 화성∼충남 공주∼전북 전주∼전남 담양∼완도 지역의 150∼500m 상공을 시속 150∼160km로 날아 오후 1시경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에 도착한 뒤 30분가량 쉬었다가 이글비행장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허 씨는 “비행 당시 상공의 날씨는 괜찮았다”며 “갑자기 엔진에 추진력이 떨어져 천천히 각을 이루며 바다 위에 있던 화물선 왼쪽에 비상 착륙했다”고 밝혔다. 허 씨는 “항공기가 물에 뜬 상태로 10분가량 지난 뒤 화물선에서 구명정이 도착했다”며 “이런 정도의 위험은 산을 탈 때 늘 있는 일이고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겁이 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항공기는 사고 후 바다 속으로 침몰했으며, 엔진이 꺼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허 씨는 남극점과 북극점, 에베레스트 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정복을 끝낸 뒤 어렸을 적 꿈인 비행기 조종사가 되려고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면허증을 땄다.

허 씨는 “새해를 맞아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일 오전 7시 50분경 강원 강릉 경포대해수욕장에서 모터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비행하던 미국인 덴젤로 앨버트 칼(36·경북 예천 D중 영어강사) 씨가 바다에 추락해 숨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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