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장 "나는 나라 가운데서 중심잡아온 충청인"

  • 입력 2006년 12월 26일 2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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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여권내 '제3의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26일 "저는 분명 공주가 고향인 영원한 충청도 사람"이라며 "충청인이 나라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서울에서 열린 재경(在京) 공주향우회 송년모임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공주분들께 2007년은 특별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제가 미력하나마 공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는 공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서울로 떠나왔지만 변함없이 저를 품어줘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장은 그동안 대선에서 영호남 대결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범여권의 충청권 히든카드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이날 그의 충청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표현은 미묘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그의 이날 축사는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적으로 해석할 대목이 없지 않았다. 그는 즉석 연설을 펼친 다른 내빈들과 달리 "덕담하라고 이 자리에 세운 것 같은데 말재주가 없어 어젯밤 몇 말씀 써왔다"며 미리 준비한 원고를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그는 "충청은 선비의 고장이다. 양반은 노동을 안하기 때문에 행동이 느리며 신중하고 또 생각을 다듬느라 말이 느리다"고 운을 뗀 뒤 박팽년 성삼문 이순신 윤봉길 김좌진 등 충청 출신 위인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충청은 충절의 고향이기도 하다. 충청인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나 충절과 정절을 지켰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충청은 결연한 투사의 이미지도 갖고 있는데 충청 말에도 담겨 있다"며 "충청말 중에 '미세유', '댕기세유'라는 말은 느리지만 부드러운 여유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충청도에서는) '냅둬유'라고 하면 모든 이야기는 끝나는 데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생각해보니 아니다란 결정적 의사표시"라며 "내 갈 길은 내가 간다는 독립지사의 기질이 담긴 말이 '냅둬유'"라고 풀이했다.

정 전 총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향우회 자리인 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기회가 있으면 돕겠다는 말을 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정치참여 선언처럼 보인다'는 질문에 대해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고 '충청이 나라의 중심'이란 말뜻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책에서 베껴온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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