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는 AI 바이러스의 잠복기(최대 21일)를 고려할 때 당초 이번 주까지 추가 발생이 없으면 고병원성 AI 사태는 소강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11일 전북 김제시에서 세 번째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으로 판명되자 확산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 감염 경로는?
세 번째 농장의 고병원성 AI가 앞서 발생한 익산시의 두 농장에서 옮겨진 것이라면 대대적 도살 처분과 이동 통제에도 불구하고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1차와 2차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농장과 같은 차량이 출입했거나 부화장을 공유하는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411개 농장을 특별 관리하고 있지만 3차 발생 농장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 AI 발생이 첫 번째나 두 번째 농장과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 번의 발생이 모두 국도 23호선 주변에서 500m 이내에 있는 농장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양계 농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도 23호선을 따라 AI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슷한 시기에 3개 농장에 AI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 발생이 첫 발생 후 3주일 뒤에 일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야성(野性)이 강한 메추리는 닭보다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늦게 AI가 발현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망연자실한 전북도
한편 전북도는 2차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보름 동안 추가 발생이 없어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익산시 인접 지역인 김제에서 다시 발생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특히 AI가 지역 이미지와 농산물 소비에 영향을 미쳐 농가가 큰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 번째로 AI가 발생한 김제시의 농장주는 “8년 전부터 30여만 마리의 메추리를 키워 알 등을 음식점에 납품해 왔다”며 “최근에 5억 원을 융자받아 사육시설 한 동을 증축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말했다.
전북도와 김제시는 이번 AI 발생농장 반경 500m 안에 있는 36만5000마리의 메추리와 닭 등 가금류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도살 처분할 계획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제=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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