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현주상복합 자금 어떻게 마련했나

  • 입력 2006년 12월 8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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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탄현동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K사의 토지매입 비용 등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 동원 과정에 의문이 일고 있다.

K사는 자본 규모와 사업수행 능력, 자본금 출처 등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업체.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전신인 H사로부터 관련 사업을 인수한 뒤 불과 1년여 만에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은 K사의 자금동원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앞서 탄현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사업은 지역 건설업체인 I사가 지난 2000년 이 일대 부지를 일부 매입하는 등 사업 추진을 시도했으나 용지 매입의 어려움을 겪고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002년 8월 H사가 다시 사업을 추진했지만 역시 토지매입 비용 마련이 여의치 않자 K사가 배턴을 이어 받아 현재까지 사업을 이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H사 한 간부는 지난해 3월 일산 탄현지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자금이 부족하자 당시 코스닥 등록업체인 휴대전화 생산업체의 지분을 10억원에 인수한 뒤 이 회사 명의로 579억원 규모의 약속어음을 발행, 아파트 신축사업에 사용한 사건에 연루되기까지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K사는 그렇지만 앞서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추진한 두 회사가 확보한 용지 등 사업에 필요한 2만여평 중 90% 이상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부족한 K건설은 우선 토지매입 비용 마련을 위해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K사는 지난해 9월 군인공제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3600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시중 금융권에서 업체의 담보 등이 약해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때 사업성을 담보로 높은 이자를 부담하고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실제로 K사는 군인공제회로부터 7% 기본이율에 금융 조달비용과 개발이익금 명목 등으로 10%가 훨씬 넘는 이율을 지불키로 했다고 군인공제회측은 밝혔다.

이렇게 자금력이 취약한 K사가 군인공제회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로비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는 8일 "토지비 및 용역비 등의 사업비는 시행사가 청구하면 시공사의 확인을 거쳐 직접 토지 매도인 등의 계좌에 송금돼 시행사에는 사업비가 입금되지 않는다"고 로비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이 돈은 지난 6월 K사가 국민은행으로부터 1000억 원 등 모두 9개 은행으로 부터 다시 6천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받으면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탄현 주상복합아파트의 주거-상업비율이 고양 시의회에서 7 대 3에서 9 대 1로 변경돼 막대한 투자이익이 예상되면서 자금동원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건설 시행에 잔뼈가 굵은 K사의 대표 정모(47)씨가 사업의 편의를 봐 달라며 정.관계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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