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근현대사 교과서 시안 논란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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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나와 있는 5·16군사쿠데타가 ‘5·16혁명’으로 표현되고 4·19혁명이 ‘4·19학생운동’으로 기술된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시안이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뉴라이트 단체인 교과서포럼(상임대표 박효종 서울대 교수)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시안을 공개했다.

공개된 교과서는 5·16군사쿠데타를 ‘5·16혁명’, ‘5월 혁명’으로 표현했으며 “경제 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된 혁명적 사건”으로 정의했다.

또 이를 계기로 등장한 통치세력이 “국가 발전의 종합적 토대로 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재 고등학생용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로 대부분 채택된 금성교과서 편 교과서에는 “박정희 정부는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고 나와 있다.

새 교과서에서 4·19혁명은 ‘4·19학생운동’으로 격하됐다.

유신체제에 대해서는 “영도적 권한 지닌 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보장하는 체제”인 동시에 “국가적 과제 달성을 위한 국가의 자원 동원과 집행 능력을 크게 제고하는 체제”라고 평가했다.

이는 “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제로서 한국식 민주주의란 구호를 내세운 독재체제”라고 기술한 기존 교과서와 크게 다른 것.

5·18광주민주화운동도 ‘5·18광주민주화항쟁’으로 표현했으며 발생 원인은 “발전과 중앙권력으로부터 소외가 누적된 데다 그 지역 출신 정치인 김대중 씨의 체포 소식이 분노를 야기했기 때문”이라고 기술했다.

2002 대선에 대해서는 “386 운동권을 대변하는 소수 정치세력에 속했던 노무현 씨가 대통령으로 뽑혔다”고 표현했다.

그 외에도 “민주화 이후의 한국에서는 ‘반자유주의’ 혹은 ‘비자유주의’ 시대정신이 지배했다”, “(시민단체는) 스스로 독선과 오만으로 무장한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교과서포럼은 대안교과서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30일 오후 2시 서울대 사범대에서 제6차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이 포럼은 전상인 서울대 교수, 신지호 서강대 교수, 강규형 명지대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교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

이 포럼은 지난해 1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6종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자학사관’, ‘친북좌파사관’을 바탕으로 폐쇄적인 감정적 민족주의, 북한의 현실만을 이해하는 내재적 접근법, 수정주의 역사관을 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공개된 교과서에 대해 이상근 전 국사편찬위원회 근현대사실장은 “4·19를 학생운동이라고 쓴 건 지나쳤다”며 “역사적 사실을 간과하고 무조건 우파적인 시각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효종 교수는 “부분별로 필자를 정해서 집필을 하다 보니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안이 나왔고 교과서포럼 내부에서조차 비판적인 의견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토론회를 거쳐 비판을 수렴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수정한 뒤 내년 3월에 교과서를 출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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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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