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낡은 집 헐고 시민 쉼터로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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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시흥대로변 연립주택(위)이 있던 자리에 2008년 말까지 금천폭포 공원(조감도·아래)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 제공 금천구청
경기 안양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시흥대로변 연립주택(위)이 있던 자리에 2008년 말까지 금천폭포 공원(조감도·아래)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 제공 금천구청
시민아파트의 맏형 중 하나였던 서울 종로구 옥인동 청운아파트. 농촌을 떠나 일자리와 학교를 찾아 서울로 몰려드는 이들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1969년 인왕산 자락까지 파고들어 11개 동이 지어졌다. 지난해 8월 철거될 때까지 36년 동안 이 산꼭대기 아파트는 ‘개발 시대’의 상징이었다.

청운아파트가 헐린 자리는 11월 말 도심 속 공원으로 시민에게 돌아온다. 주택용지였던 땅도 공원용지로 바뀌었다. 2만5457m²(7700여 평) 규모의 녹지를 복원해 인왕산과 연계하고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의 상징이었던 콘크리트 건물과 주차장 등이 녹색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의 도시 개발은 판자촌을 재개발해 주택과 오피스빌딩 등을 공급하는 데 치중하는 것이었지만 최근 도시 개발의 목표는 ‘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어귀의 시흥대로 박미고개(금천구 시흥동 937-2)도 연립주택이 공원으로 바뀌는 현장의 하나. 1980년대 연립주택이 빼곡히 지어졌던 자리가 2007년 말까지 4833m²(1460여 평)의 금천폭포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금천구민뿐만 아니라 철거되는 연립주택 주민도 변화를 환영했다. 집들이 빈틈없이 들어서 쉼터는 물론 나무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서는 ‘관문’이란 상징성 때문에 서울시도 금천구가 예산 217억 원 중 부족한 73억 원을 지원 요청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공공용지건 학교용지건 예외는 없다. 삭막한 콘크리트를 걷어낸 공간은 녹지 차지다.

2007년 말까지 영등포구청 앞 광장의 주차장도 공원으로 바뀐다. 이 공원은 맞닿은 당산공원과 이어져 총 1만2509m²(3780여 평)의 녹지가 된다. 구청 광장의 자동차들은 모두 공원 지하에 지어질 주차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굴뚝산업시대 공단 노동자들의 야학교였던 구로구 가리봉동 1-11 은일정보산업고 터도 공원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 절차에 들어갔다. 학생이 줄며 학교가 옮겨가게 되자 구로구는 학교를 헐고 5800m²(1750평)의 터에 친환경 공간을 만들기로 학교 측과 합의했다.

도시의 ‘녹색 혁명’은 제도적인 뒷받침을 받아 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재정비촉진지구 내 사업지구 면적의 5% 또는 가구당 3m²(1평) 이상 중 큰 면적을 공원·녹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재정비촉진지구는 뉴타운 사업지역과 균형발전촉진지구 등 모두 16곳. 이곳은 대부분 도심 노후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그동안 녹지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서울 시내 콘크리트 헐고 공원 만드는 지역
서울의 철거(예정) 지역공원 조성 현황
종로구 옥인동 청운아파트인왕산 도시자연공원 조성 중
금천구 시흥동 한양빌라금천폭포공원 추진 중
영등포구청 앞 광장 주차장당산공원과 연계 조성 중
구로구 가리봉동 은일정보산업고친환경 녹지공원 추진 중
용산구 청파2동, 영등포구 신길4동,중구 신당2동, 성동구 홍익동, 중랑구 면목5동, 서대문구 홍은2동1동 1마을 공원 조성 중(공원이 없는 주택가 노후 건물 철거해 공원·지하주차장 만드는 사업)
중구 동대문야구장·축구장공원·패션단지 어우러진 ‘디자인월드플라자’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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