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조직률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 입력 2006년 11월 9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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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조직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은 9일 지난해 말 현재 노동조합 조직률이 10.3%로 전년의 10.6%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2005년 노조 조직률은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1977년(25.4%) 이래 최저치다.

노조 조직률은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 수를 전체 임금근로자(공무원, 사립학교 교사 등 제외) 수로 나눈 것으로, 노조에 대한 노동자의 참여도를 보여준다.

▽생각 차이 큰 일선조합원과 지도부=노조 조직률은 80년대 초반까지는 20%를 웃돌았으나 90년대 이후 꾸준히 하락해 왔다.

1990년 18.4%였으나 1998년 12.6%로 떨어졌고 2004년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았다.

80년대 민주화 이후 봇물을 이뤘던 노조 조직화가 이처럼 내려앉은 데 대해 노동계나 관련 학자들은 '무리한 파업과 정치투쟁이 국민에게 외면당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한양대 경제학과 김재원 교수는 "일반 조합원들은 임금 등 개별 사업장의 근로조건에 관심을 쏟지만 상층 지도부는 이념지향적이거나 정치적인 사안에 관심을 쏟는다"며 "조합원과 지도부의 괴리가 노조 조직률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대만(37.0%, 이하 2004년 기준), 영국(26.2%), 싱가포르(25.0%), 일본(18.7%)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조직률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조합원 수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노동조합 수는 5971개로 전년에 비해 46개(0.8%)가 줄었고, 조합원 수도 150만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3만671명(2.0%)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영세기업인 무노조 사업장들이 새로 노조를 설립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노조 조직화는 사회 분위기에 민감한데 노동 운동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률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영향력 약화=한국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양대 노총 산하의 노조와 조합원수도 해마다 줄고 있다.

2005년 한국노총의 조합 수와 조합원 수는 각각 3589개, 77만572명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25개, 9611명이 줄었다.

민주노총 산하에는 1205개 조합, 64만2053명의 조합원이 있으며, 이는 전년보다 51개 조합, 2만6083명의 조합원이 감소한 결과다.

노동연구원 임상훈 연구위원은 "양대 노총이 일부 대형 사업장의 노조만을 주력으로 삼아 노동계를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양대 노총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단위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민노총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은 노조는 전년에 비해 130개 조합, 조합원 5024명이 늘었다. 2005년 현재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노조는 1177개이며 조합원 수는 9만3547명이다.

조합원 수가 500명 이상인 대규모 노동조합 수는 전체 조합의 6.2%인 369개에 불과하지만 조합원 수는 전체의 70.8%에 이른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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