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매매 계약서와 입주자 공고문 등에 평(1평=3.305m²) 대신 m²만 쓸 수 있게 된다.
또 금(金) 가격을 고시할 때 g 단위만 쓰게 했고, 거래할 때도 돈(1돈=3.75g) 대신 2g, 4g 등 짝수 정수를 사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식당에선 ‘인분(人分)’이 아니라 100g을 기준으로 하는 가격 표시제를 쓰도록 할 방침이다. 메뉴판에서 ‘인분’이 없어지면 “삼겹살 3인분 주세요”라는 식의 표현도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골프장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인 ‘야드’는 국제관례를 감안해 당분간 미터(m)와 함께 쓸 수 있게 했지만, 신설 골프장은 미터법 사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볼링장에서 쓰는 ‘파운드’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정부가 계량단위 정비에 적극 나선 것은 1961년 계량법에서 국제단위계(미터법)를 법정계량단위로 채택하고 다른 단위 사용을 금지한 지 45년이 지났지만 실생활에서 여전히 여러 단위가 함께 쓰여 혼란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식품을 사고팔 때 흔히 쓰는 ‘근’만 해도 1근이 쇠고기는 600g이지만 채소는 400g이다.
토지나 건물은 약 3.3m²가 1평이지만 유리는 0.09m²가 1평이다.
‘마지기’는 지역에 따라 달라 경기지역에서는 1마지기가 495m²이지만 충청지역에서는 660m², 강원지역은 990m²다.
‘척관법’의 원조 격인 중국도 2000년대 초 평 단위를 완전히 없앴는데 한국은 부동산 중개업자의 88%가 지금도 ‘평’을 사용하고 귀금속 판매업자는 71%가 ‘돈’을 쓰고 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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