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연세대 가는 길… 2008학년도 통합교과 논술 방향

  • 입력 2006년 9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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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2008학년도에 치를 논술 예시문항을 발표했다. 연세대 측은 “실제 논술고사도 예시문항의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세대 논술 예시문항은 서울대 예시문항이나 고려대의 1학기 수시모집 논술 문제와 비교해 볼 때 유형이나 제시문 등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연세대 논술 예시문항의 특징, 서울대 및 고려대 논술과의 차이점과 공통점, 준비 요령 등을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가 분석했다.》

연세대의 2008학년도 입시 전형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논술 등 대학별고사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자연계도 논술을 치르고 반영비율도 인문 자연 모두 1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라며 “2008학년도 전형계획안 검토위원회를 열어 조만간 결정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그동안 인문계 전형에서만 논술을 4.2% 반영했다.

이에 따라 연세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은 ‘학교생활기록부 50% + 대학수학능력시험 40% + 논술 10%’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기존 단문항의 고전 텍스트형 논술에서 벗어나 수리적 연산, 통계 도표, 그림 등을 결합한 형태의 다문항 ‘다면사고형(多面思考型)’ 문제를 예시한 바 있다. 즉, 응시자가 고교 교과과정에서 습득한 개별지식을 창의적으로 통합하고 다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세대가 지향하는 다면사고형 논술은 서울대(1, 2차 논술 예시문항)나 고려대(2007학년도 1학기 수시 논술 문제) 등 다른 주요 대학의 통합교과적인 논술과 어떤 점이 같고 다를까.

○ 개별지식 통합하는 다면적 사고 요구

우선 이 세 대학은 모두 고교 교과 과정을 바탕으로 특정 교과에 치우치지 않고 전 교과를 아울러 문제를 출제했다. 그리고 단문항이 아닌 단계적인 다문항으로 출제하였으며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제시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주어진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표현하는 능력, 주어진 자료에 대한 논리적인 분석과 추론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능력, 단편적 지식을 종합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무게를 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모두 다면적 사고, 통합교과적 논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과의 유기적인 통합이나 제시문의 출전, 그리고 문항 유형, 계열의 특성 차별화에 있어 다소의 차이를 보인다.

연세대 논술 예시문항은 언어와 수리 영역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 추이 도표, 정약용의 ‘전론’ 가운데 노동량에 따른 배분을 논한 부분 등 (가)∼(라) 제시문을 주고 사회의 양극화 또는 소득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평등과 재분배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학생들의 생각을 묻는 등 통합의 단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대의 경우 계열별로 통합(인문계열: 인문, 철학, 경제, 예술, 문학, 윤리, 사회 등의 모든 교과 통합/자연계열: 수학과 과학 원리의 통합)하였지만 인문과 자연계열의 통합 정도는 약하다. 그리고 고려대는 언어와 수리를 분리해 문제를 출제하던 형태에서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한 과정으로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연계한 문제 유형으로 바뀌었다.

○ 사회과학적 해결 방법 물어

연세대 논술 예시문항의 유형도 서울대 고려대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는 각 제시문의 관점을 찾아 다른 제시문의 견해를 비판하는 문제, 수리적인 분석이 필요한 언어 텍스트 혹은 통계자료로부터 일정한 결과를 추정 혹은 예측하도록 하는 문제 등 다양한 유형을 제시했다. 계열별 특성도 분명했다.

고려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문제가 따로 출제되기는 했으나, 제시문을 포함해 문제가 거의 비슷했으며 수리논술 문제는 언어논술과 연계돼 있으나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채 별도의 문제로 출제되었다.

그러나 연세대는 인문계(2문항, 1500자) 예시문항에서 삼각형 꼭짓점 등 수리적 모형을 분석하고 이를 빈부 격차와 같은 현안에 연결시키게 했다. 자연계(2문항, 800자) 예시문항에서도 인구변화가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수리와 사회 통계적인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이는 수리적 능력과 언어적 능력을 동시에 측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난도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시 말해 연세대의 2008학년도 논술은 인문계열에서는 △다문항 △언어와 수리를 유기적으로 연결 △동서양의 고전 제시문 △사회과학적인 주제 △도표나 그래프 제시 등이 특징이고, 자연계는 △다문항 △수리와 과학, 언어를 유기적으로 연결 △도표나 그래프 제시 등이 특징이다.

○ 수리 개념, 언어로 풀어내는 훈련을

자연계 학생을 포함해 연세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기존의 언어논술이나 수리 논술을 준비하는 방식으로는 대비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유형이나 난이도로 보아 단기간 준비가 쉽지 않다. 연세대는 언어와 수리가 통합된 형태의 논술이며, 그 통합의 정도가 서울대나 고려대보다 긴밀하기 때문이다. 이번 예시문항을 보면 수리적인 분석과 판단 능력, 또한 제시된 통계자료나 수리적인 개념을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문제는 교과적인 지식이나 공식에 의한 풀이보다는 문제에서 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당면한 사회적 현안을 해결해야 하므로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원리를 활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수학과 관련된 그림이나 통계자료, 도표 등의 비언어적인 텍스트의 활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각종 교과서나 신문 기사 등에 나오는 비언어적인 텍스트를 수리적으로 분석하여 그 함축된 의미를 찾아보고 이를 수리적, 언어적으로 풀어보는 연습을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동서양의 고전을 이해하고 이를 사회적 현안에 대입하는 능력과 함께 수학적인 사고력(분석력, 해결력)을 길러야 한다.

한편 수리적 논술에 답할 때는 수식을 잘 배열해야 한다. 시각적으로 잘 정돈된 답안은 아무래도 채점관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끝으로 아직은 시간 여유가 있으니 공직적성평가(PSAT)의 자료해석 문제를 한번 보면 연세대 논술에 약간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유웨이 에듀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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