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학 총학생회와 총동문회는 이례적인 장기 파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왜 파업?=노조는 학교 측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자 4월 6일 파업에 돌입했다. 전체 직원 340여 명 가운데 조합원은 230명이며 파업 참가자는 223명이다.
노조는 △노조 가입 범위 제한 철폐 △직원 인사 및 징계위원회 의사정족수 조정 불가 △2009년까지 비정규직 직원의 단계적 정규직화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박철 총장이 취임한 직후인 3월 초 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학교 측이 2주 만에 단체협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노조를 와해시키려고 작정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파업 기간 중 동료 30여 명이 파면, 해임,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노조가 인사 회계 관계자 등 노조에 가입해선 안 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항 개정을 거부하고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파업 참가 직원들에게는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노조는 생존권을 위한 파업이라지만 초임 연봉이 3000만 원을 넘는 등 보수 수준이 다른 대학보다 높다”고 밝혔다.
▽학생 지원 업무 차질=학생들은 28일 개강 후 1학기에 겪었던 불편을 또 겪어야 하는 형편이다.
학생들은 직접 도서관의 대출·반납 업무, 서가 정리를 하고 본관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있다. 장학금 지급 업무도 마비돼 1학기 때 받아야 할 장학금을 받지 못한 학생이 수두룩하다.
특히 동남아 남미 등지에서 유학 온 학생들은 생활비와 학비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누굴 위한 파업이냐” 비판 목소리=지난달 30일 용인캠퍼스 총학생회 간부들은 직원 노조사무실을 폐쇄했다.
서울캠퍼스 엄태용(24·아랍어과 4년) 총학생회장은 “도서관, 경력개발센터, 학생지원처 등 학생들과 직접 연관이 있는 곳만이라도 파업을 풀어 달라고 노조에 공문을 보냈지만 노조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 왔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총동문회도 22일 성명을 내고 “노조는 이번 파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학생의 수업권과 장래를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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