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원어민 강사 3인이 밝힌 영어 잘하는 비법

  • 입력 2006년 8월 22일 0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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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영어학원 강사들은 영어를 잘하려면 “실수를 즐기고, 꾸준히 연습하라”며 “학부모도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SDA삼육외국어학원 케빈 엘리스, 정철어학원주니어 토머스 매크래컨, YBM/ECC 숀 허드슨 강사. 홍진환 강사
원어민 영어학원 강사들은 영어를 잘하려면 “실수를 즐기고, 꾸준히 연습하라”며 “학부모도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SDA삼육외국어학원 케빈 엘리스, 정철어학원주니어 토머스 매크래컨, YBM/ECC 숀 허드슨 강사. 홍진환 강사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자녀를 둔 학부모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다. 아이가 말을 배우기 전부터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틀어 주고, 원어민 영어학원에도 보내 보고, 학습지공부도 시켜 보지만 정작 외국인 앞에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아이를 보면서 걱정이 들기도 한다.

주니어 영어학원에서 활발한 강의를 하고 있는 원어민 강사 3명을 초청해 효과적인 영어공부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참석자는 SDA삼육외국어학원 케빈 엘리스(미국·경력 12년) 강사, 정철어학원주니어 토머스 매크래컨(미국·경력 1년 6개월) 교육연구원, YBM/ECC 숀 허드슨(뉴질랜드·경력 2년) 강사.

▽실수를 즐겨라=3명의 강사는 영어공부의 적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입을 모았다.

엘리스 씨는 “한국 아이들은 실수를 하거나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며 “뭐든지 ‘yes’라고 대답하기 때문에 학생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강사가 체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솔직하게 본인의 이해 여부를 말해 줘야 부족한 점을 강사가 채워 줄 수 있다”며 “언어는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실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연습해야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스 씨의 지적에 매크래컨 씨도 맞장구를 쳤다.

“제가 한번은 수업시간에 ‘What′s your favorite movie?(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니?)’라고 물었더니 한 학생이 머뭇거리다가 ‘Matrix(매트릭스)’라고 대답하더군요. 다시 ‘Why do you like it?(왜 좋아하니?)’라고 물으니까 ‘Because it′s good.(멋지잖아요)’이라고 말했어요. 제가 다시 ‘Why is it good?(왜 멋진데?)’이라고 물어보니깐 대답을 못해요. 표현력의 한계도 있겠지만 강사 앞에서 실수하면 창피할까 봐 입을 안 여는 것 같아요.”

이들은 경험상 가장 활발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들이라며 고학년일수록 아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도록 학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꾸준하게 연습해라=성실한 자세로 영어를 공부하는 아이들이 결국 영어실력도 부쩍 는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

허드슨 씨는 “1주일에 한 번은 자기 수준에 맞는 영어책 1권을 독파하고, 글쓰기를 잘하고 싶으면 매일 한 단락이라도 글을 직접 써본 뒤에 전문가의 교정을 받고 틀린 부분을 고쳐 다시 써봐야 한다”며 “밥을 먹거나 쇼핑하거나 전화하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간단한 영어 회화를 매일 사용할 수 있도록 본인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한데 학원에 와서 하루 1, 2시간 공부한다고 영어실력이 쑥쑥 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크래컨 씨는 “아이의 영어 실력 향상에는 부모 역할이 크다”며 “특히 5∼9세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공부하기 힘들기 때문에 부모가 영어 테이프를 들려주는 등 노출 시간을 늘려 주고 배운 것을 부모 앞에서 큰 소리로 읽게 하거나, 수시로 간단한 대화를 영어로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미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라고 추천했다. 영어 공부에 대한 흥미도 높일 수 있고, 독해 지문을 읽을 때 배경 지식이 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지나친 욕심을 버려라=이들은 한국 부모의 높은 교육열은 인상적이지만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욕심이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적당한 관심과 동기부여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아이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학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매크래컨 씨는 “11세 된 여자 학생이 있었는데 수업 태도도 좋고 의사 표현도 적극적인데 시험만 보면 B를 받았다”며 “아이가 수업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부모가 시험 결과만 보고 아이를 질책하는 바람에 아이는 자신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생각해 흥미를 잃어버린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사실 모국어도 완벽하게 구사하기 어려운데 외국어는 오죽하겠느냐”며 “아이가 단기간에 눈에 띄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글=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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