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장수풍뎅이 ‘귀하신 몸’…배설물은 비료로 사용

  • 입력 2006년 5월 10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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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는 백과사전에 ‘딱정벌레목 풍뎅이상과 장수풍뎅이과의 곤충’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하며 애벌레 때는 부엽토를, 성충이 되면 참나무 수액을 주로 먹고 살아간다. 충북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와 범화리 주민에게 장수풍뎅이는 짭짤한 소득을 안겨주는 ‘효자 곤충’이다.》

표고버섯 산지인 이 지역 주민들은 1998년부터 장수풍뎅이에 관심을 가졌다. 버섯 재배 후 버려지는 폐목의 활용방안을 찾다가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로 사육을 시작했다.

마을 안에 250m²크기의 공동사육장을, 가정에 개별 사육장을 만들었다. ‘돈이 될까’ 싶었지만 애완용 곤충 바람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규제로 판매가 금지됐지만 유충(굼벵이) 말린 가루도 건강식품으로 꽤 팔려나갔다.

제법 짭짤한 수익을 올리자 주민들은 2002년 ‘영동장수풍뎅이연구회’를 만들고 본격으로 사육하기 시작했다.

변태(變態)를 50여 일 앞둔 유충의 도매가는 마리당 500원. 25개 사육농가에서 올 들어 12만 마리를 팔아 60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연말까지 1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학습프로그램 판매업체를 통해 주로 판매된다. 지난해부터는 경기 고양시 생태학습개발원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www.ecoedu.co.kr)에서도 시판한다.

장수풍뎅이는 농가에서 버리는 과수 폐기물을 남김없이 먹어치워 환경오염을 막는데도 효과적이다. 유충의 배설물은 훌륭한 천연 유기질 비료로 사용된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5년 충북도내 최우수 농업인 연구모임에 뽑혀 7000만 원의 사업비를 상으로 받았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경희대 식물대사연구센터에 ‘장수풍뎅이 유충의 항 당뇨 및 숙취해소(간 보호) 활성 연구’를 의뢰, “당뇨증상 개선과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확인받았지만 규제에 묶여 건강식품으로 내놓지 못하는 점.

여운하(呂運河·66) 회장은 “굼벵이 가루를 건강식품으로 팔 수 있도록 식약청에 규정완화를 요청하고 있다”며 “애완용 곤충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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