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코멘트
■ 논제

글 (가)는 소설 ‘갈매기의 꿈’의 일부이다. 여기서 조나단은 아버지가 권하는 삶과 자신이 원하는 삶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 글 (나)를 참고해, 자신이 조나단이라면 어떠한 삶을 택할지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제시문은 이지논술 4월 11일자 5면 또는 이지논술 사이트 참조]

■ 학생글

심지선·인천 관교여중 3학년

사람들은 흔히 중고등학교 때를 ‘자아를 찾는 시기’라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때라는 것이다.

글 (가)에서 조나단은, 사람의 시기로 볼 때, 중고교 시기를 겪고 있다. 조나단은, 먹기 위해 창공을 나는 것이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에디슨의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발명하지 않는다. 다만 발명을 위해 돈을 버는 것뿐이다’라는 명언과 공통점, 대조점을 찾을 수 있다. 에디슨은 돈 버는 것을 주된 삶의 목표, 즉 자아실현이라고 보지 않고, 발명을 위한 돈을 보조적 수단으로서 원한다.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와는 다르게 먹는 것을 삶의 전부로 보지 않는다. 먹어야만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그것을 거부한다. 이것으로 볼 때, 조나단은 에디슨과는 다르게 현명한 자아실현을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자아를 실천하는 데에는 보조적 수단이 필요하다. 인생에서 자신을 펼치려면, 먼저 그 인생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조적 수단은, 사람으로서 볼 때 의식주이다. 갈매기 또한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약 갈매기 조나단이라면, 다른 갈매기처럼 충분히 먹을 것이다.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자아를 위하여 창공을 나는 법을 내 한계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먹기 위해 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날기 위해 먹는 것뿐이다’라고 자신있게 나를 소개하고 싶다.

서은지·전북 전주 서전주중 2학년

주변인이라고도 하는 청소년기는 자기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기여서 부모님과의 갈등이 생겨나기도 하는데 조나단도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고민한다. 보통의 갈매기들은 부모님의 뜻을 따르지만 조나단은 자신을 삶을 개척하고자 했다. 그 행동이 무모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찾기 위함이었고, 그런 행동은 자신이 잡아 올린 멸치를 늙고 굶주린 갈매기에게 줄 수 있는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알지 못하여 스스로 원하지 않아도 부모님의 의견을 따른다. 자신의 의견이 정확하지 않은 채 부모님의 의견만 따라간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모습이 이러한 데에 반하여 조나단은 부모님의 의견에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부모님이 보기엔 매우 반항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조나단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모습이 더 좋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은 실패의 아픔도 따르겠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잘하는 것을 찾아내어서 미래를 개척해간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직접 해봐야 하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총평

이제는 많은 학생이 600자 논술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런 발전과 함께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번 논제의 핵심은 ‘자신이 조나단이라면’이라는 부분에 중심을 두고 (가)글에서 아버지로 묘사되는, 다시 말해 타인에 의해 좌우되는 삶과 자신 스스로가 선택한 삶 중 하나를 선택해서, (나)글에 나오는 자아의 정의를 참고하여 기술해야 하는 가치 선택형 논술이다. 많은 학생이 (가)와 (나)글은 비교적 잘 분석하고 비교했지만, 참고문인 (나)글에 비중을 더 많이 두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논술문제의 중심은 (가)글을 우선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것과 하나의 입장을 취하여 글을 기술하는 가치 선택형 논술이라는 점에 있다. 선택형 논술에서는 한쪽의 입장을 선택하여 논리정연하게 기술해야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심지선 학생의 글은 적절한 비유나 인용을 통한 표현이 돋보인다. 글 (가)의 조나단을 사춘기 청소년에 비유해서 글을 시작하는 것도 적절하고, (나)글에 나오는 자아실현의 구성요소인 ‘능력’에 관하여 에디슨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하는 것도 풍부한 배경 지식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표현인 “나는 먹기 위해 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날기 위해 먹는 것뿐이다”라는 말은 에디슨의 명언을 적절하게 변형시킨 훌륭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입장에 대한 명료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치 선택형 논술문제는 자신의 입장을 보다 더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은지 학생의 글은 중학생으로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논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스스로 원하지 않아도 부모님의 의견을 따른다. 자신의 의견이 정확하지 않은 채 부모님의 의견만 따라 간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다”라는 문장은 논증형식의 문장이기는 하지만 “발전이 없을 것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성급하게 일반화한 오류를 포함한다. 논증을 시도할 때 중요한 것은 전제들로부터 타당한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는 많은 학생이 범하기 쉬운 오류이다. 항상 논리의 전개가 타당한지를 염두에 두고 논증을 시도한다면 보다 좋은 논술이 될 것이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 다음논제

제시문 (가) (나) (다)는 ‘관용의 의미’를 위해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들이다. 제시문 (라)는 관용의 기준에 대한 것이다. 제시문 (가) (나) (다)에서 ‘관용의 의미’를 찾고, 이를 제시문 (라)에 적용해 자신이 생각하는 ‘관용의 기준’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제시문

(가) 잘못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기는 쉽지만

자기 자신의 잘못을 보기는 어렵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쌀 속의 돌처럼 골라내고

자기 자신의 잘못은

노름꾼이 화투짝을 속이듯 감추어 버린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

계속해서 그것을 되씹고 있는 사람은

마음의 괴로움만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는 결코 그 마음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법구경 중에서]

(나) 사랑의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사람들마다 이야기하는 사랑의 종류가 많고, 그 뜻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랑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사랑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느낌이나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고통이나 기쁨을 함께 하겠다는 따뜻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고통이나 기쁨에 대하여 아무런 느낌도 가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사랑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할 때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셋째, 사랑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사랑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전체 사회의 문제에 대하여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사랑의 느낌을 가지거나 사랑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나 혼자만의 삶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사랑이 부족한 것은, 그에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도덕 1 사랑과 관용 99∼101쪽]

(다) 1981년 5월 13일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였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암살하려는 사건이 있었다. 교황은 총격을 받고 쓰러졌지만, 사건이 난 지 며칠 후 범인을 용서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교도소를 찾아가 종신형을 받은 범인을 위로하였다. 교황의 용서하는 마음에 많은 사람들은 감동을 받았다.

공자는 “군자는 비록 남과 의견을 달리한다 해도 결코 불쾌한 내색을 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대화를 하며, 감정에 치우치거나 격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중학교 도덕 1 사랑과 관용 103∼104쪽]

(라) 고대 그리스의 아티카라는 곳에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이상한 도둑이 살고 있었다. 이 도둑은 나그네를 붙잡으면 자신의 소굴로 끌고 가서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의 길이보다 작으면 잡아당겨 늘이고, 침대의 길이보다 크면 밖으로 나온 머리와 다리를 자르는 방법으로 죽였다.

그러다가 침대 길이와 똑같은 테세우스가 나타나서 프로크루스테스를 똑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이후로 사람들은, 어떤 절대적 기준을 정해 놓고 모든 것을 거기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부르고 있다. 이와 같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의 경우처럼 자신만의 기준을 타인에게 적용시키려는 경우는 없는지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중학교 도덕 1 사랑과 관용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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