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황새야, 황새야, 새집 줄게”

  • 입력 2006년 4월 6일 06시 57분


코멘트
국내에서 완전 멸종된 뒤 복원이 진행 중인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의 자연서식지 마련을 위해 민관학이 손을 잡았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소장 박시룡)는 4일 오후 충북 청원군 미원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충북환경운동연합과 청원군 관계자, 미원면 주민이 참여하는 ‘황새와 공생하는 농촌 생태복원 추진위원회(황추위)’를 결성했다.

위원회는 출범식에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농업기술을 통해 황새가 자연에서 다시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이 위원장, 김출중 미원면 주민자치위원장이 부위원장을 맡았고 박시룡 소장이 간사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친환경적 생물서식지 조성과 서식지 지역 주민소득 창출지원, 황새야생방사 추진 등 42개 사업을 6년간 벌이기로 했다.

미원면을 중심으로 반경 15km 이내 지역에 친환경 유기농법을 도입해 황새가 살 수 있는 생물서식공간을 만들고 전국의 논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논 가운데 황새와 수중생물의 먹이 서식지인 습지를 조성하고 논과 논을 잇는 어도(魚道)와 자연형 하수처리시설, 전선지중화 등 자연친화적 환경을 만든다.

일본 효고현 툐요카시의 황새마을 조성 성공 사례를 토대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공청회와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5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 예산은 농림부, 환경부, 충북도, 문화재청에 요청할 계획.

박 소장은 “황새마을을 만드는 일은 우리나라의 농업을 완전히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첫 단추를 꿰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멸종… 현재 32마리 복원-번식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농촌 어디서나 번식하던 텃새였다. 국내에서 황새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본보에 의해 마지막으로 한 쌍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이후 암컷만 생존해 오다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으면서 멸종됐다. 황새복원센터는 1996년부터 20여 마리의 황새를 러시아에서 들여와 복원 사업을 시작, 2002년 세계에서 4번째로 황새를 인공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황새 어미가 새끼를 직접 기르는 자연 번식에 성공했다. 현재 32마리의 황새를 키우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