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로수의 변천사=현재 서울의 가로수는 1970년대에 비해 40배 이상 늘었다. 나무의 종류도 9종에서 49종으로 다양해졌다.
민둥산에 나무 심기가 한창이었던 1970년대. 거리에도 값싸고 쉽게 우거지는 경제적인 수종을 많이 심었다. 수양버들이 대표적이었다. 1975년 가로수 6800그루 가운데 수양버들이 40%에 육박했을 정도다.
1980년대에는 가로수가 70년대에 비해 30배 가까이 늘어 1986년의 경우 15종, 21만7098그루에 이르렀다.
1990년대 들어 가로수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거리 정비를 통해 한정된 수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본격화됐다. 서초구 신반포로 튤립나무, 강남구 논현로 은단풍, 은평구 연서로 회화나무 길 등 길마다 특성도 생겼다.
2000년대의 가로수는 잘 자라는 것만큼 거리 경관도 배려하기 시작했다. 2002년 가로수종을 지정하던 산림청 규정도 없어지면서 서울 곳곳에 이팝나무 등 이색적인 나무가 등장했다.
▽수양버들 지고, 이팝나무 뜨고=1970, 80년대만 해도 시민들은 가로수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삶이 여유로워지면서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이제 거리에서 보기 어려워진 가로수도 있다. 가지가 늘어져 운치 있는 수양버들과 포플러 계통인 현사시가 그렇다. 이들 나무는 1970년대까지 거리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봄에 꽃가루가 날려 시민들이 기피하면서 1990년대 점유율이 1%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 쌀알 같은 흰 꽃이 모여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이팝나무, 이국적인 정취의 메타세쿼이아는 인기 수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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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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