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세월따라… 유행따라… ‘거리의 옷’ 진화한다

  • 입력 2006년 3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요즘 ‘뜨는’ 이팝나무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의 이팝나무 거리. 5, 6월 쌀알이 모여 있는 듯 흰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는 2000년대 들어 서울의 거리에 등장해 인기 있는 가로수로 꼽히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요즘 ‘뜨는’ 이팝나무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의 이팝나무 거리. 5, 6월 쌀알이 모여 있는 듯 흰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는 2000년대 들어 서울의 거리에 등장해 인기 있는 가로수로 꼽히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콘크리트 도시에 생기를 불어 넣는 가로수. 서울의 거리는 가로수가 있어 봄이면 새로 돋아난 플라타너스 잎으로 연녹색 활기를 띠고 가을이면 은행잎으로 황금빛 추억에 젖는다. 2005년 현재 서울의 가로수는 49종 27만9500여 그루. 이 가운데 65%가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로 더 많이 알려진 버즘나무다. 하지만 30∼40년 전 서울의 가로수는 현재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서울 가로수의 변천사=현재 서울의 가로수는 1970년대에 비해 40배 이상 늘었다. 나무의 종류도 9종에서 49종으로 다양해졌다.

민둥산에 나무 심기가 한창이었던 1970년대. 거리에도 값싸고 쉽게 우거지는 경제적인 수종을 많이 심었다. 수양버들이 대표적이었다. 1975년 가로수 6800그루 가운데 수양버들이 40%에 육박했을 정도다.

1980년대에는 가로수가 70년대에 비해 30배 가까이 늘어 1986년의 경우 15종, 21만7098그루에 이르렀다.

1990년대 들어 가로수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거리 정비를 통해 한정된 수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본격화됐다. 서초구 신반포로 튤립나무, 강남구 논현로 은단풍, 은평구 연서로 회화나무 길 등 길마다 특성도 생겼다.

2000년대의 가로수는 잘 자라는 것만큼 거리 경관도 배려하기 시작했다. 2002년 가로수종을 지정하던 산림청 규정도 없어지면서 서울 곳곳에 이팝나무 등 이색적인 나무가 등장했다.

▽수양버들 지고, 이팝나무 뜨고=1970, 80년대만 해도 시민들은 가로수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삶이 여유로워지면서 시민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이제 거리에서 보기 어려워진 가로수도 있다. 가지가 늘어져 운치 있는 수양버들과 포플러 계통인 현사시가 그렇다. 이들 나무는 1970년대까지 거리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봄에 꽃가루가 날려 시민들이 기피하면서 1990년대 점유율이 1%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 쌀알 같은 흰 꽃이 모여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이팝나무, 이국적인 정취의 메타세쿼이아는 인기 수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