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WBC 대표팀 병역특례 혜택 결정

  • 입력 2006년 3월 17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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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4강에 진출한 한국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당정은 이날 윤광웅 국방장관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긍지를 세계 만방에 확인시켜준 WBC 야구선수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민들도 이를 기꺼이 허락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식 열린우리당 제2정책조정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준 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당정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WBC 참가선수 중 병역 대상자들은 올림픽 3위 입상, 아시안게임 우승, 월드컵 16강 진출 등에 준해 병역특례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병역법의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조만간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시행령을 제정해 상반기 중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WBC 대표팀에서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는 최희섭(LA다저스),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삼성), 김태균(한화) 등 모두 11명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다른 병역 대상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의회에서도 임종인 의원 등 소수 의원들은 "병역특례가 원칙 없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좋은 성과를 낸 야구 선수들에게 차라리 국민성금을 거둬 주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연말까지 국방부가 병역특례 심의 절차나 심의 기준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밖에 예비군 복무기한을 8년에서 5년(훈련 기간은 현행 6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는 시기와 관련, 당초 2020년 시행 목표에서 2015년으로 앞당기는 한편 3년마다 이를 재평가해서 보완 발전시키기로 했다.

또 병역의무자 대상의 국외여행 허가제도 완화해 24세까지는 모두 자유화하기로 했고 25세 이후 대상자에 대해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병역의무 대상자는 해외에 나갈 경우 출입국시 신고를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군 외출·외박 제도 확대 문제를 논의했으나 군 부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추후 시행하기로 했다.

또 농어민과 사전 계약을 통해 물량을 조달하는 '군 부식류 계획생산제도'는 2008년까지 현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병무청은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한 한류 스타를 포함한 예술인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은 '불가하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무청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국방부가 한다는 것을 전제로 "병역특례 대상 분야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관련 22개 단체로부터 2000년 이래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본 방침은 한류스타를 포함한 이들에 대한 병역특례는 형평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게 병무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류 스타에게 일종의 대체복무 혜택을 주게 된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민원이 제기되는 등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병무청이 이렇게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WBC 일부 선수 '병역비리 연루' 의혹

그러나 WBC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대표팀 선수 가운데 2명이 병역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병역특례 혜택을 주기로 한 당정협의의 결정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병무청에 따르면 WBC 선수 가운데 병역미필인 Y, J 등 선수 2명이 2004년 사구체신염 질병 등으로 병역을 면탈하려다가 적발돼 기소유예 처분됐다는 것.

병무청은 "이들은 병역법 제68조에 근거해 병역 연기 및 감면 제한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체육특기 요원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문화관광부를 통해 '체육특기요원' 희망 서류를 제출한다하더라도 특례혜택을 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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