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성곽의 성북초교∼삼청터널-혜화문 야간조명

  • 입력 2006년 1월 31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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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문 안 지역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역사도시로 등재하기 위한 문화재청의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가지정 사적 제10호인 서울성곽이 새 단장을 하고 있다. ‘서울 역사도시’의 경계가 서울성곽일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서울성곽의 복원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서울성곽 가운데 처음으로 야간에 불을 밝힌 성북초등학교∼삼청터널 1km 구간을 설 연휴 직전인 27일 밤 찾았다. 대학로 뒤편의 혜화문 부근 성곽 66m에도 경관조명이 설치돼 있다.

○ 빛이 현재와 과거를 잇는다

성북초교 부근. 성벽으로부터 1m 떨어진 땅 위에 3m 간격으로 설치된 투광등 기구에서 쏟아져 나온 빛들로 성곽 윗부분은 마치 흰 띠를 두른 듯했다.

동행한 성북구 박종식 조명팀장은 “지금은 빛을 받아 근사하게 보이지만 낮에 보면 우중충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어두운 밤하늘과 확연히 구분되는 불 켜진 서울성곽의 새로운 모습에 주민들도 성곽을 다시 보게 됐다고 한다. 성북2동에서 54년째 살고 있다는 하두호(78) 할아버지는 “깜깜할 때 불을 밝히니까 보기가 더 좋다”며 “가까이 가서도 보고, 노인정에 가서도 내려다본다”고 전했다.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고지대로 올랐다.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눈앞이 확 트이면서 성벽과 쪽문이 나타났다. ‘86-8 북정길’이라는 주소가 적힌 집 앞이다.

○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보는 모습 장관

산책로가 없는 성북초교 앞 성곽과는 달리 이곳은 비록 길지는 않지만 나무 난간과 계단 공사가 마무리돼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다. 성벽 너머 종로 쪽은 산책로가 잘 닦여 있지만 과거 전쟁 때마다 성벽을 사이에 두고 아군과 적군이 격전을 벌였던 성북구 쪽은 지형이 험한 데다 성벽 아래까지 집들이 들어서 있어 성벽을 따라 걷기가 쉽지 않다.

고지대에 올라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빛을 받은 성곽이 물결치는 듯했다. 성곽 너머 동소문동 언덕 위에는 높은 아파트 단지가, 그 앞쪽으로는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태조 이성계가 쌓기 시작했다는 서울성곽이 한눈에 들어와 현재와 과거가 빛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서울성곽도 장관이다. 특히 캐나다대사관저 근처에서 보면 굽이치는 성곽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성곽 너머로 광화문 일대의 고층 빌딩 군이 보이고, 왼쪽으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 찾아가는 길

▽성북동 성곽=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삼선교역) 3번 출구, 마을버스 03번 또는 순환버스 1111번을 이용해 성북초교 앞 하차.

▽혜화문 성곽=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삼선교역) 5번 출구, 혜화동로터리 방향으로 걸어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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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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