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60% “전쟁 가능성 없다”

  • 입력 2006년 1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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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병사 10명 중 6명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6명 이상이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활발한 남북 교류가 이뤄지는 만큼 북한을 동반자 관계로 보아야 한다며 군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군내 대적관(對敵觀)과 안보의식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본보가 입수한 국가정보원의 현역 병사 면접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국정원은 지난해 9월 민간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서 휴가나 외출을 나온 현역 병사 61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0.5%(311명)가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답변했으며 9.5%(59명)는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후방 지역에서 복무 중인 후임병(이등병, 일등병) 126명 중 94명(74.4%)은 ‘전쟁 발발 가능성이 없다’고 답변한 반면 전방 지역에서 복무 중인 선임병(상등병과 병장) 187명 중 90명(48.3%)은 ‘발발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해 복무 지역과 계급에 따라 안보상황 인식에 큰 차이를 보였다.

또 군의 대북인식 방향에 대해선 응답자의 63.2%가 ‘경계심은 유지하되 동반자적 관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답했다. ‘군대만큼은 여전히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답변은 36.8%에 그쳤다.

군 복무에 자부심을 느끼느냐는 질문엔 50%가 ‘많이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12.4%는 ‘다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부심을 거의 느끼지 못 한다’는 답변이 37.5%로 적지 않은 현역 병사가 군 복무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최전방 감시소초(GP) 총기 난사 사건과 훈련소 인분 사건 이후 병영생활에 관해 전체 응답자의 38.4%가 ‘별다른 변화가 없다’, 24%가 ‘군기 확립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답변해 군 당국의 사건 후속조치가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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