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통교 석축 불상이… 거꾸로네”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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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광통교 석축의 받침돌에 불상조각이 거꾸로 된 것을 희한한 듯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광통교를 복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기 기자
13일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광통교 석축의 받침돌에 불상조각이 거꾸로 된 것을 희한한 듯 바라보고 있다. 서울시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광통교를 복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기 기자
“불상조각이 거꾸로 돼 있네. 복원이 잘못된 것 아냐?”

“옛 다리를 그대로 되살렸다던데, 그럴 리가….”

1일 원래 자리인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에서 150m 상류(종로구 서린동)에 복원된 청계천 광통교(廣通橋). 이 다리를 받치고 있는 석축의 불상조각 일부가 거꾸로 돼 있는 것을 놓고 회사원 몇 명이 입씨름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받침돌에 새겨진 불상 10개 중 7개가 뒤집혀 있고 바로된 것은 3개뿐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청계천복원본부는 “광통교는 문화재청 자문위원회의 고증을 거쳐 원형대로 복원했다”고 13일 밝혔다.

복원본부 관계자는 “불상조각을 제대로 세워 보았으나 받침돌 틈이 벌어졌고 뒤집어야 돌들이 제대로 맞춰졌다”고 말했다.

시는 1410년 태종이 흙으로 돼 있던 광통교를 돌로 만들면서 받침돌 불상조각들을 악의적으로 뒤집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태종은 서울 중구 정동에 있던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神德王后 康氏)의 무덤인 정릉(貞陵)을 성북구 정릉동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묘를 장식했던 돌의 일부가 광통교의 다리 받침돌로 사용됐다.

서울대 한영우(韓永愚·한국사학) 명예교수는 “평소에 자신의 계모를 미워했던 태종이 정릉의 돌을 옮기면서 불상조각이 거꾸로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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