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식 송어-향어 발암의심 물질 논란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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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될까”“먹어도 되는 건가 아닌가.” 국내 일부 양식장에서도 발암 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다는 해양수산부의 발표로 국민의 불안과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6일 강원 평창군의 한 양식장에서 양식장 관계자가 양식 송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먹어도 될까”
“먹어도 되는 건가 아닌가.” 국내 일부 양식장에서도 발암 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다는 해양수산부의 발표로 국민의 불안과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6일 강원 평창군의 한 양식장에서 양식장 관계자가 양식 송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송어 향어 등 국내산 2개 민물 양식 어종에서 발암 의심 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6월 발간한 ‘꽃게 양식’ 등 어민용 교재를 통해 최근까지 어류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말라카이트그린을 사용하라고 권해 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부는 9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내 296개 송어 양식장 가운데 65곳을 조사한 결과 53.8%인 35곳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또 같은 기간 전국 140개 향어 양식장 중 2곳을 조사한 결과 1곳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됐다.

중국산 수입 수산물에서 검출됐던 말라카이트그린이 국내산에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라카이트그린은 살균제 염색제 등으로 쓰이는 화학물질로 1990년대 초 발암 의심 물질로 밝혀져 식용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해양부는 5일 전국 436개 송어 및 향어 양식장에 대해 출하를 중단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에 유통 중인 향어 송어를 수거해 검사하기로 했으며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되면 유통을 금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까지 사용된 제6차 교육과정 수산고등학교용 교과서에는 ‘물곰팡이를 없애려면 말라카이트그린을 사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부가 2000년 발간한 어민용 교재 ‘새우 양식’에도 말라카이트그린이 새우 질병 치료 및 예방제로 소개됐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부 산하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이 올 초까지 양식장 살균제로 말라카이트그린을 소개했으나 최근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업법은 유해약품 등 유독물은 사용허가를 받지 않고 수산동식물의 양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말라카이트그린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2003년 유독물로 지정됐다.

결국 수산업법이 금지하고 있는 유독물에 대해 정부가 최근까지 어민들에게 사용을 권장한 셈이다.

해양부는 7월 중국산 수산물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되자 “한국에서는 20년 전부터 말라카이트그린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후 8월 4일부터 9월 4일까지 실시한 3차례 조사에서도 “이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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