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폭음 멈춘 포천 채석장 ‘아트밸리’로 변신중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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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밸리로 조성될 경기 포천시 신북면 일대 훼손된 석산 지역에는 수심 50m가 넘는 호수까지 생겨나 ‘환경 파괴의 상징’에서 자연보호의 성공사례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전망이다. 이동영  기자
아트밸리로 조성될 경기 포천시 신북면 일대 훼손된 석산 지역에는 수심 50m가 넘는 호수까지 생겨나 ‘환경 파괴의 상징’에서 자연보호의 성공사례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전망이다. 이동영 기자
25일 오후 경기 포천시를 지나가는 43번 국도를 벗어나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자 바위가 부서진 듯 크고 작은 화강암 잔해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돌을 파낸 석산 곳곳에는 산사태를 염려한 듯 흉물스럽게 방수포가 덮여 있었고 듬성듬성 심어진 무릎 높이의 묘목들은 말라 죽어 있었다.

그러나 산모퉁이를 돌자 울창한 숲을 옆으로 한 채 수심 50여 m의 호수와 높이 50여 m의 절벽이 절경을 이루며 펼쳐졌다. 산등성이에서 정상에 이르기까지 병풍을 만들 듯 수직으로 돌을 캐내다 보니 바닥에서 물이 솟으며 예기치 않은 인공호수가 만들어진 것.

석재 채취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다이너마이트 폭발음이 울리던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 야산. 국내 최대 석재생산지로, 환경파괴의 상징으로 오명이 높았던 곳이다.

이 일대는 2000년까지만 해도 43개의 채석장이 운영될 정도로 국내 석재산업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계속된 채석으로 수려했던 산은 깊은 속살을 드러낸 채 자연훼손의 대명사가 됐다. 이후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채석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2000년을 정점으로 포천의 채석장은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현재는 20여 개 채석장만 가동되고 있다.

이렇게 훼손된 석산이 ‘환경보호의 성공 사례’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3만 평에 이르는 기지리의 이 석산 지역이 조각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지는 ‘포천아트밸리’로 조성되고 있는 것.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전조사와 기초설계를 거쳐 2008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될 예정이다.

조감도에 따르면 호수 바로 앞 절벽은 ‘치유의 장’으로 변해 관람대와 휴식공간이 들어선다. 절벽에는 또 미국 러시모어 산의 대통령 얼굴 조각처럼 대형 조각물이 새겨진다.

호수 동쪽 절벽에는 조각공원과 전시공간을 조성하고 바로 앞에는 연극공연과 영화상영 등의 공간으로 사용할 ‘공생의 장’이 만들어진다. 지금은 접근하기 어려운 호수 북쪽 절벽은 ‘체험휴식의 장’으로 변해 작가들의 창작스튜디오, 환경보호 체험 교육의 장 등으로 활용된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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