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 개교 100주년]소프트파워 키워 다가올 1000년 준비

  • 입력 2005년 5월 5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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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식이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3000여 명의 국내외 인사가 참석한 기념식에서는 태극기와 고려대 교기, 100주년 기념기를 필두로 30여 m를 늘어선 해외 교기 기수단이 ‘LG-포스코 경영관’에서 ‘100주년 기념 삼성관’을 거쳐 중앙광장으로 입장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신원건 기자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식이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3000여 명의 국내외 인사가 참석한 기념식에서는 태극기와 고려대 교기, 100주년 기념기를 필두로 30여 m를 늘어선 해외 교기 기수단이 ‘LG-포스코 경영관’에서 ‘100주년 기념 삼성관’을 거쳐 중앙광장으로 입장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신원건 기자
고려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기약했다.

고려대는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대학 본관 앞 중앙광장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병관(金炳琯) 이사장, 어윤대(魚允大) 고려대 총장, 박종구(朴鍾久) 고려대 교우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대학총장과 주한 외국 대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덕규(金德圭) 국회 부의장과 정세균(丁世均·열린우리당) 이강두(李康斗·한나라당) 천영세(千永世·민주노동당) 의원,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종빈(金鍾彬) 검찰총장 등 고려대 출신 명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이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지금의 ‘민족 고대’로 육성했다”며 “이제 다가올 10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재단은 ‘소프트 파워’(유연하되 강인한 창의력을 의미)를 높이는 데 투자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윤대 총장은 고려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KU(Korea University) 프로젝트’를 소개한 뒤 “고려대는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명문대학을 넘어 세계 100대 대학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교우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계기로 과거의 전통과 영광에 안주하지 말고 한 차원 높은 발전을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세계 고대’ 1000년의 고지를 향해 웅비할 수 있도록 동문들의 적극적 참여와 지원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축하 영상메시지를 통해 “지난 한 세기 동안 고려대는 행동하는 지성으로 역사의 고비마다 민족과 함께했다”며 “고려대가 세계 속의 대학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와 200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대니얼 맥패든 교수 등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기념식에 앞서 고려대 재단이 600여억 원을 모금해 세운 ‘100주년 기념 삼성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현승종(玄勝鍾·전 국무총리) 인촌기념회 이사장과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 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정장호(鄭壯晧) 전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회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 서찬교(徐贊敎) 서울 성북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중국 산둥(山東)대는 개교 100주년 축하 선물로 높이 99cm, 무게 120kg의 순동 공자상(孔子像)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산둥 성 지역은 유교문화의 발상지로 산둥대가 해외 대학에 공자상을 기증한 것은 처음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병관 이사장 기념사▼

고려중앙학원 김병관 이사장이 5일 오전 고려대에서 열린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고려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지금까지 고려대를 이끈 선열과 선배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려대 100년은 이 땅의 근대화 100년이며 한국 사학(私學)의 역사입니다.

인촌 김성수 선생께서는 1932년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종합대학교로 발전시켰습니다. ‘민족 사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늘의 안암동산으로 이전했으며 교명도 고려대학교로 바꾸어 ‘민족 고대’로 정착시키신 설립자이셨습니다.

고려대 출신 인재들은 어제의 한국을 만들었고 오늘의 한국을 이끌고 있으며 내일의 한국을 선도할 것입니다. 이제는 세계의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서야 할 것입니다.

세계는 이제 ‘하드 파워’의 시대에서 ‘소프트 파워’의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설과 쾌적한 교육인프라가 갖춰졌더라도 연구에 집중하는 교수와 학업에 힘을 쏟는 학생이 적다면 그 하드웨어는 쓸모가 없습니다.

하드웨어를 갖추는 일은 재단과 학교가 중심이 돼 진행할 것이지만 소프트 파워를 높이는 일은 교수 학생 모두가 다같이 노력할 때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재단에서는 앞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소프트 파워를 높이는 데 두고 연구비와 장학금을 크게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재단과 학교, 교우회가 삼위일체가 돼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세계 고대’를 만들어 갑시다. 다시 100년이 흐른 뒤 후학들은 오늘 이날을 고려대의 새로운 웅비를 선언했던 날로 기억할 것입니다. 세계 고대 1000년을 우리 모두 힘차게 함께 열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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