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삼산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

  • 입력 2005년 4월 8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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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들여놓은 컴퓨터가 고장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탈북자)

“한국에서는 컴퓨터를 만든 회사가 무료로 수리해 줍니다. 어느 회사 제품이지요?”(사회복지사)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종합사회복지관 김세진(33) 복지과장과 직원 17명은 인천에 거주하는 탈북자들 사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복지관 인근 임대아파트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탈북자 가정 15가구를 돌보며 이들이 한국에서 처음 생활하며 겪게 되는 불편을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

인천에는 현재 250여 명의 탈북자들이 살고 있다. 서울과 경기,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것.

김 과장과 직원들은 2002년 5월 인천에서 처음으로 탈북자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탈출해 한국을 찾은 사람들이잖아요.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주변인’처럼 살아가는 것을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이 복지관이 탈북자를 위해 운영하는 사회적응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다.

정부의 지역분산 수용 방침에 따라 탈북자가 배치되면 우선 복지관에서 발행한 탈북자 생활 지침서인 ‘부평지역 엿보기’를 교재로 오리엔테이션을 한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주요 시설을 함께 둘러본다.

그리고 경제적 자립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탈북자를 고용하는 기업체에 취업을 알선해준다.

자녀와 함께 탈북한 경우 자녀들이 일반 초등학교나 대안학교 등에 입학하도록 도와주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연결해 교육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교과별 학습도 지원하고 있다.

여가활동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게 하기 위해 한국민속촌과 제주도, 경북 경주 등 유명 관광지를 정기적으로 여행하고, 영화와 연극 등 각종 공연도 관람한다.

2002년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인천에 둥지를 튼 김민철(39·가명) 씨 가정은 복지관의 도움으로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한 경우.

인천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며 부인(37)과 두 자녀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는 복지관의 권유에 따라 공부를 계속해 올해 모 한의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복지관 전문 상담사인 류민정(25) 사회복지사는 “김씨는 대학을 졸업하면 북한에서 한의사로 일했던 장인과 함께 한의원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재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 행복하다’고 자주 말한다”고 전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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