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3626명 신청에 542명만 취업…해외 일자리도 ‘바늘구멍’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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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극심한 취업난이 계속됨에 따라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청년 구직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언어능력과 업무숙련도가 떨어져 실제로 취업에 성공하는 확률이 극히 낮아 체계적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 지원 급증, 성과는 미미=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5일까지 해외 취업을 위한 구직 신청자는 모두 3만36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청자 1만2993명의 2.6배 수준에 이를 정도로 급증한 것.

해외 구직 신청자의 연령층은 10대 59명(0.2%), 20대 2만4408명(72.6%), 30대 6508명(19.4%), 40대 2146명(6.4%), 50대 457명(1.4%) 등으로 20대와 30대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이 2만4845명으로 전체의 73.9%였다.

이는 핵심 근로계층인 20, 30대와 고학력자들이 해외 구직의 최전선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정작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미국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외국에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모두 542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지난 한 해 공단을 통한 해외취업자 193명보다는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전체 신청자의 1.6%에 지나지 않는 데다 그나마 올해부터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은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242명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어학과 전문성 확보가 우선=해외 구직자의 취업 성공률이 턱없이 낮은 것은 치밀한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해외 취업에 나선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라는 게 공단 측의 설명.

어학 능력이 모자라는 데다 희망하는 기업이나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조차 없어 전문성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산업인력공단에 한국 인력을 요청한 해외 업체들의 구인 수는 2550명이나 된다. 아직도 2000여 곳의 일자리가 남아 있는 셈.

최병기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부장은 “청년 구직자들이 일정한 요건을 갖추려는 노력도 없이 무작정 도전하고 있다”며 “일단 해당국의 언어 습득과 희망하는 일자리에 대한 업무 능력을 먼저 갖춘 다음에 시도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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