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봉사활동 어떻게]학생봉사 지도해 보니…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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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거 하면 봉사활동 점수 주나요?”

학생들에게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해진다.

방과 후 늦게까지 남아 청소 등을 하면 교사 재량으로 봉사시간을 인정해 주곤 하는데 이를 학생들이 먼저 확인하려는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기보다는 점수를 바라고 일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봉사활동이 아직 본래 취지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간혹 봉사시간을 부풀리거나 활동을 하지 않고 확인서만 받아 오는 학생들도 있다. 하루 최대 8시간 일할 수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써 오거나 간단한 청소를 아주 오랫동안 한 것처럼 써 올 경우 사실 여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바쁘고 힘들더라도 방학기간을 이용해 봉사활동에 참여해 보자. 봉사활동은 인성교육은 물론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메마른 마음에 따듯한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데 더없이 좋다.

지난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 보면서 이런 점을 절실히 느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부모 지도봉사단’이 결성돼 국립재활원,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동천의 집’ 등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또 교사 봉사활동 동아리인 ‘석관수’를 만들어 바자를 열고 정신지체 아이들과 주말농장에 가서 상추 배추를 심기도 한다. 학부모 역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부축하고 더러운 곳을 청소하면서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콧등이 시큰하도록 흐뭇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은 부모와 함께 할 때 효과가 더욱 크다. 부모는 자녀를 한층 폭넓고 가깝게 이해할 수 있고 아이 역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베푸는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활성화하려면 학교와 각 기관이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함께 마련됐으면 한다.

김신 서울 석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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